사회적 고통에 대한 연민과 무관심은 동전의 양면?

사회적 고통에 대한 연민과 무관심은 동전의 양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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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통해 노출된 사회적 고통이 연민과 무관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진우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 연구교수는 지난 24일 연세대에서 개최된 <언론과 사회>분과 하계 세미나에서 ‘미디어와 사회적 고통 : 연민과 무관심의 구조에 대한 고찰’을 발표하며 “너무도 많은 사회적 고통, 너무도 많은 희생자가 체계적으로 양산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고통의 경험 구조, 그리고 고통으로부터의 치유 과정이 미디어를 통해 일상화됨으로써 역설적으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정서적 반응 능력이 점차 약화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주장했다.

 

즉, 일반적으로 미디어에 의해 매개된 사회적 고통의 체험들은 연민과 동정심에 해당하는 정서적 반응을 불러 일으키지만 실제로 이러한 반응은 대중들의 차가운 무관심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전쟁, 질병, 기근 및 죽음과 같은 사회적 고통에 대한 사안들은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뉴스가치가 높은 사건들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뉴스보도나 심층 취재물, 다큐멘터리 영역에서 선호하는 취재․보도․제작의 대상으로 다루어져 왔다. 그리고 이 같은 과도한 노출이 정서적 연민의 소모․고갈로 이어져 ‘연민 피로’가 발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너무 많은 고통의 이미지, 너무 심각한 고통의 이미지가 일상적으로 노출됨으로써 대중들의 고통에 대한 지각의 태도 역시 일상화”되었다며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고통과 희생자, 연민에 관한 근대적인 논의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이에 대한 비판적 의식과 새로운 대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