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BA 2016’ 건강한 방송 기술 생태계 구축의 통로가 되길

[사설] ‘KOBA 2016’ 건강한 방송 기술 생태계 구축의 통로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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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한국이앤엑스가 공동 주최하는 제26회 국제 방송‧음향‧조명기기 전시회(KOBA 2016)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해마다 열리는 KOBA는 전 세계 방송 기술 발전의 흐름, 국내 방송 산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는 측면에서 방송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방송과 통신 그리고 과학기술이 하나로 융합되고 있기 때문에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를 기본으로 인공지능, 가상현실(VR), 드론 등의 신산업 종사자들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최초로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UHD 방송과 제작 및 전송 기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얼마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AB(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2016에서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차세대 지상파방송 표준인 ATSC 3.0에 기반한 차세대 방송 시스템과 서비스 기술을 선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KOBA 2016도 이 같은 국내 방송 기술과 경쟁력 있는 국산 방송 장비를 해외 시장에 알릴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NAB 2016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한국관을 구성해 국산 방송 장비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해외 홍보가 어려운 국산 방송 장비 업체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여 현장에서 바로 계약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하지만 국산 방송 장비가 무엇보다 경쟁력을 얻으려면 국내 방송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국내 방송 사업자들이 해외 브랜드보다 국산 방송 장비를 먼저 찾을 수 있도록 기술 경쟁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부와 국내 방송 장비 기업 각각의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정부는 최소 5년 단기부터 최대 20년 중장기 전략을 세워 수요가 있는 품목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1~2년 정도의 기간 동안 여러 개의 연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방송사에서 수요가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품목별 중장기 전략을 세워 국산 방송 장비가 방송사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 방송 장비 기업들은 스스로 기업가 정신을 살려 모방하고 도산하는 생태계를 벗어나 기술력으로 자생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자생력 없는 국산 장비에 정부가 투자하는 것은 국고 낭비이기 때문에 정부 지원과 함께 국내 중소기업들 스스로가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꾸준히 AS를 할 수 있고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 브랜드만큼의 기술력을 선보인다면 국내 방송 사업자들도 국산 방송 장비를 선택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했을 때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발전된 해외 방송 기술을 통해 국내 방송 기술 그리고 방송 산업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마련된 장이 바로 KOBA다. 지상파 UHD 본방송을 앞두고 정부와 업계, 학계 전문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고 이를 통해 더 건강한 방송 기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이번 KOBA 2016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