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이 돌아보는 2015년…암울한 지상파에 관심과 애정을

[사설] 방송기술저널이 돌아보는 2015년…암울한 지상파에 관심과 애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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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다사다난 했던 2015년 을미년이 저물고 있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사회적인 큰 이슈로는 메르스 사태, 국정화 교과서 논란, 파리 테러 사태,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등이 굵직한 사건들이 있었다.

방송계로 그 범위를 좁혀 본다면 가장 큰 이슈는 최근 몇 년 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700MHz 주파수 배분이 결정된 것이 아닐까 싶다. 전국 방송은 아니지만 단계적으로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방송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2월에 EBS2가 개국해 비록 시범 서비스지만 디지털 전환의 혜택인 다채널 서비스를 맛볼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발표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연말에 시작돼 현재 진행형인 인수합병 문제는 방송뿐 아니라 미디어 시장 전체에 큰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KBS를 비롯해 MBC, 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진 교체도 있었다. 부적격 인사로 평가받았던 공영방송 이사들이 재선임되고, 3연임 이사가 나오는 등 ‘밀실 인사’ ‘챙겨주기 인사’라는 논란이 일었기에 새로 선임된 이사들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수신료 현실화 문제는 올해도 마찬가지로 제자리걸음이었다. KBS는 지난 35년동안 올리지 못했던 수신료 인상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수신료 현실화 실패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지상파 광고 매출은 지상파 방송사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이와 반대로 종합편성채널은 기존의 신뢰도에 화제성을 더한 JTBC의 <뉴스룸>과 콘텐츠 다양화로 지상파의 위상을 넘보며 약진에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종편뿐만 아니라 케이블 채널인 tvN 역시 <삼시세끼> <꽃보다 청춘> <응답하라> 시리즈들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지상파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이 본방사수에서 주문형 비디오(VoD) 몰아보기로 바뀌면서 모바일과 인터넷TV(IPTV) 플랫폼이 세력이 넓히고 있는 것도 올해 큰 흐름 중 하나다. 이 같은 변화에 지상파 방송사들도 기존 고유 R/F라는 무선 플랫폼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어디서나 언제나 다가 설 수 있도록 모바일 기반이나 IP 환경으로 플랫폼을 다각화하고 pooq과는 VoD 사업을 시작했지만 수익구조면에서는 아직까지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지상파에게는 암울한, 케이블에게는 보통, 종편과 IPTV 사업자에게는 해가 쨍쨍한 한 해였던 것 같다. 많은 전문가들은 정부의 산업 지향적인 정책 방향으로 미루어 볼 때 내년도 지상파 방송사들에게는 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방송이라는 산업 자체가 상업적 논리로만 재단하기에는 사회적으로 책임과 영향이 막중하다는 점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방송의 공익성, 공정성, 다양성의 가치를 염두에 두고 지상파 전국 UHD 방송, MMS 허용 등으로 무료 플랫폼을 강화하는 방향의 정책을 펼치길 간절히 바라는 바다.

지상파 방송사 역시 내년에는 좀 더 치열하게 살아 남는 방법을 모색해 시청자 중심의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며, 강한 자가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미디어 환경에서도 시청자를 위한 무료 보편적 서비스는 살아남을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다가가 그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