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피했다

‘블랙아웃’ 피했다

558

지상파 재송신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티브로드와 현대HCN이 지상파 방송 3사와 재송신 협상을 타결했다.

티브로드와 현대HCN은 법원이 정한 협상 마지막 시한인 오는 11일을 이틀 앞둔 지난 9일 지상파 방송 3사와 ‘가입자당 요금(이하 CPS)’ 280원에 재송신 재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티브로드가 1년, 현대HCN이 2년 6개월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재송신 갈등의 한 축을 이뤘던 MSO 진영 중 CJ헬로비전과 씨앤앰, CMB 등이 잇따라 지상파 방송 3사와 협의를 함에 따라 티브로드와 현대HCN만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 위기에 처해지고, 11일까지 협상을 이뤄내지 못하면 하루에 9천만 원이라는 간접강제비를 지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티브로드와 현대HCN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 따라 양측은 그동안 제기했던 소송을 모두 취하키로 했다.

앞서 지상파 방송 3사는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MSO인 티브로드, 현대HCN, CMB가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 지상파 방송 재송신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한 바 있다. 당시 지상파 방송 3사와 MSO는 재송신 대가를 놓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CPS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이 중 CMB는 올해 초 지상파 방송사들의 N-스크린 서비스인 ‘푹’과 연계키로 하면서 지상파 방송 3사가 요구한 CPS 280원을 받아들였고, 결국 티브로드와 현대HCN에 대한 소송만 진행됐다.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티브로드와 현대HCN에 “2013년 2월 15일 이후 50일 내로 신규 가입자에게 지상파 재송신을 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경우 간접강제비 명목으로 1일 3천만 원씩 지상파 방송 3사인 KBS, MBC, SBS에 각각 지불해야 한다”고 판결하며 지상파 방송 3사가 제기한 재송신 금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으로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지상파 재송신 문제가 사그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케이블 TV, IPTV, 위성방송 사업자 대표들로 구성된 ‘플랫폼사업자공동대책위원회’가 지상파 재송신 제도 개선과 재송신 대가 산정 기준인 CPS 방식 철회를 요구하며 함께 대응할 것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 지상파 재송신 대가 산정 기준인 CPS 방식이 아닌 사회적 합의에 따른 재송신 대가 산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재송신 제도 개선과 함께 의무재송신을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계약 기간이 짧아 1~2년 뒤 다시 재송신 대가 협상을 벌어야 한다는 점도 재송신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 차례 협상을 완료한 CJ헬로비전의 경우 현재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 또 다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의 주장이 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콘텐츠 저작권을 부정하면서 동시에 유료방송 사업자의 배를 불리기 위한 의무재송신 확대로 방송의 공적 가치를 훼손하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지상파 재송신을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