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지상파 중계 ‘호평’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지상파 중계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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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뒤로 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동계올림픽은 시작부터 잇따른 편파 판정 의혹으로 논란이 일었는데 이로 인한 국민적 분노는 오히려 응원 열기로 이어졌고,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 해설위원들의 발언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던 쇼트트랙은 시작부터 편파 판정 논란이 일었다.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서가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당했고, 대신 중국 선수 2명이 결승전에 올랐다. 또 헝가리의 사올린 샨도르 류 역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심판은 그에게 페널티 두 개를 줬고 중국 런쯔웨이가 금메달을 받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신들도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대한체육회는 2월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편파 판정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후 쇼트트랙에 대한 관심은 더 뜨거워졌다.

해설위원들도 화제에 올랐다. 박재민 KBS 해설위원은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에서 출산으로 은퇴했다가 복귀한 글로리아 코트니크(슬로베니아)가 동메달을 획득하자 “대한민국의 많은 어머니들이 아이를 출산하면서 경력단절,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제 시작하셔도 됩니다. 늦지 않았습니다”라는 해설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특히 박 해설위원의 해설 영상은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만에 유튜브 조회 수 260만을 넘겼다. 선수 한명 한명의 장단점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친분이나 우리나라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 전문성과 재미를 동시에 살렸다는 평이다.

대회 최고 스타로 꼽히던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ROC)가 대회 기간에 도핑 양성 판정이 나온 것이 공개된 후, 지상파 3사의 ‘침묵 중계’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많은 것들을 책임지려면 출전하지 말아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일침을 놨고, 김해진 MBC 해설위원은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있어선 공정해야 한다”며 “도핑 양성 판정에 있어서 그 어떤 예외도 있어서는 안 된다”라는 뼈 있는 멘트를 남겼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발리예바의 무대가 끝난 뒤 “금지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하게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한 선수에게는 어떤 멘트도 할 수 없었다”고 소신발언을 했다. 시청자들은 이 같은 해설위원들의 발언에 “인상 깊은 대처였다”, “진심으로 멋지다”, “해설위원의 말이 정말 와닿는다”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비인기 종목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부상 투혼’ 루지 임남규 선수의 도전은 동계올림픽 시작부터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었다. KBS는 “루지 임남규 선수의 도전은 시청률 7.6%를 기록했다. 비인기 종목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는 등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도전이라는 올림픽의 의미를 되새겼다”고 평했다.

또한 KBS는 이번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과 연계한 방송·브로드밴드 융합 서비스(IBB)를 선보였다. KBS는 “올림픽 기간 중 IBB를 이용해 지상파 본방송에 편성되지 않는 경기를 제공하는 등 지상파 채널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IBB 서비스는, 별도의 셋톱박스나 장치 없이 이미 상용 수상기에 내장된 ‘표준 기능’으로 지상파 방송사가 시청자들과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함께하는 미래’라는 이번 올림픽 슬로건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드는 화려한 불꽃놀이에 이어 마지막으로 17일 동안 타오르던 성화가 꺼지면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20일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2, 은메달 5, 동메달 2, 총 9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순위 14위를 차지해 애초 예상했던 목표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