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미래,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방송의 미래,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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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본방사수대신 주문형 비디오(VOD) 몰아보기라는 시청 패턴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기 때문에 더 이상 본방사수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지상파 방송사가 이 같은 소비자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연구원은 KOBA 2015 국제방송기술콘퍼런스 스마트 미디어 시대, 효과적 대응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를 매주 조금씩 공개하지 않고 한 번에 내놓았는데 이것이 바로 소비자의 변화에 대응하는 태도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원할 때, 원하는 형식으로 제공하는 것, 우리 방송 사업자가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마련한 스마트 미디어 시대, 효과적 대응을 위한 정책 토론회는 새로운 디바이스와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기존 방송 및 미디어 산업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뉴미디어와 전통 미디어가 균형 잡힌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무엇보다 지상파 방송사와 정책당국이 각각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강 연구원은 현재 지상파 방송사가 내세우려는 것이 플랫폼 사업자인가 아니면 콘텐츠 사업자인가라고 물은 뒤 현 상황으로는 변화된 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아시아에 진출하는 넷플릭스 등에 대응하기 위해선 지상파 방송사들이 그동안 해왔던 것이 아닌 새로운 그림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남표 MBC 전문연구위원은 이제는 진짜로 지상파 방송사건 다른 사업자건 무엇을 할 건인가를 고민하기 보다는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동안 무엇이 변하고 있는가에만 집중했는데 이제는 거꾸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변하지 않는 것은 지킬 필요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정책당국의 문제도 상당하다면서 정책당국이 미디어 산업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어떤 선을 주고 그 선 안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 반대가 많아서 실제로는 산업 자체가 황폐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용수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산업정책과장은 미래부가 키우려고 했던 부분이 어떤 부분이고,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서 지키려고 했던 부분이 무엇인가를 평가해볼 시점이 됐다“2013년에 들어와서 방송 산업에 대한 구도를 어떻게 잡고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로드맵을 짰지만 구체적인 청사진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정책당국의 문제를 일정 부분 인정했다. 이어 결국에는 콘텐츠와 광고를 톱니바퀴처럼 잘 돌려서 지속 가능한 사업의 모습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부연구위원은 방송 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추천 서비스 개발이 방송 산업의 또 다른 먹을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 연구위원은 “DVD 대업 업체였던 넷플릭스가 성공한 이유를 보면 귀하가 우리한테 빌린 것으로 미뤄 볼 때 앞으로 이런 부분에 관심이 있을 것 같은데 우리는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추천 서비스를 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콘텐츠가 이용자를 찾아가는 시대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빅데이터를 이용할 줄 아는 기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