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용 주파수는 전파 영역의 그린벨트

방송용 주파수는 전파 영역의 그린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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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용 주파수는 전파 영역의 그린벨트


편집주간/SBS기술팀 부장  박 성 규

 전파활용에 있어서 방송용 주파수는 국민 모두가 무료로 방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파영역의 그린벨트나 근린공원과 같은 소중한 영역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는 공원을 많이 가지고 있고 관리가 잘 되어있다는 점이 공통 사항이다. 시민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고 시민의 생활에 활력과 여유를 가져다 준다. 아울러 그린벨트로 지정된 녹지는 함부로 개발과 용도변경이 어렵게 되어 있다. 시민의 휴식과 건강을 위하고 자연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엄격한 보호와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만약 그린벨트나 공원에 아무리 좋은 목적의 놀이기구나 극장이 들어서더라도 그것이 유료로 이용되고 상업적 목적으로 개발이 된다면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나마 자주 찾던 휴식공간만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하여 문화의 차별화가 발생한다. 한번 도로가 뚫리고 철책과 건물과 시설이 세워지고 개발이 이루어지고 나면 다시 자연 그대로 원상복구 하기란 무척 어려워 진다.
 현재 방송용 주파수로 지정되어 있는 전파영역 역시 전파활용에 있어서 그린벨트나 공원과도 같은 소중한 자원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TV시청료 이외의 어떤 부담도 없이 지상파방송을 통하여 자유롭게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지상파방송에 있어서 유료서비스도 일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지상파유료방송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은 주파수를 반납한 경우가 많이 있다. 영국의 ITV와 스페인의 Quiero TV처럼 지상파DTV 유료방송을 시도하다 실패한 사례를 비롯하여 아직도 상업적 이익을 못 내고 있는 지상파 유료방송서비스가 많이 있다. 디지털시대를 맞이하여 유료방송서비스에 가장 적합하다던 이동수신방송의 경우도 한국의 DMB와 일본의 ISDB-T One-Seg와 같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은 확산 속도가 빠른 반면에 한국과 일본의 위성DMB와 유럽의 DVB-H 그리고 미국의 MediaFLO 등과 같이 이동통신에 종속되거나 가입비와 월사용료 지불을 요구하는 유료 이동수신방송의 확산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이와 같은 사례를 보더라도 지상파방송의 무료보편적 서비스로 사용되고 있는 주파수는 국민에게 더욱 소중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정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주파수의 보호와 방송서비스의 효율적 전송방법 개발과 시청자 수신환경 개선의 의무가 우선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디지털전환 후 지상파DTV방송 사용영역을 Ch14~51번 안으로 억지로 구겨서 집어넣고 남는 주파수 Ch52~69번  108MHz를 경매를 통해 재분배하려는 계획 수립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수년간 DTV전송방식 논쟁을 통하여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시청자 수신환경 개선에 유리한 OFDM방식의 SFN기술 수용을 요구해 왔으며, 한편으로 MMS(multi Mode Service)방송 또한 디지털방송의 다양한 서비스로 인하여 시청자 스스로의 디지털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한 바 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오히려 정부는 디지털전환을 앞두고 방송용 주파수의 반납과 경매제도 도입만 서두르고 있다.
만약 공익적이고 무료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상파방송의 주파수영역을 줄이고, 유료서비스와 상업적 목적의 통신과 신규사업자에게 주파수를 할애한다면 국민 각자의 빈부에 따라 문화적 사회적 차별화가 발생하게 되고, 전파의 난개발로 인해 미래의 차세대 무료보편적 방송서비스 영역도 사라지게 된다.
방송의 미래를 준비하자면 더 많은 차세대 방송채널이 필요하고,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실험용 주파수와 시청자의 데이터를 역전송할 수 있는 리턴채널용 주파수도 필요하게 된다. 그러므로 방송용주파수가 차세대 통신주파수에 할애되기 보다는 국민 모두에게 무료로 정보와 문화와 오락을 전달하는 공익적 목적의 방송용 주파수로서 그 가치가 발휘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