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미디어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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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최진홍) 전통적인 미디어 시청 패러다임이 생존의 갈림길에 섰다. 미국을 중심으로 이른바 1980~2000년대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는 코드 컷팅의 수준을 넘어 지상파 직접수신과 온라인 동영상 시청을 조합해 아예 자신이 주도하는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 동영상시장조사업체 ‘nScreenMedia’가 최근 발표한 ‘View My Video – Consumer Digital Media Consumption’에 따르면 2013년 미국 브로드 밴드 가입자 중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은 비중이 27%에 달하며, 해당 수치에서 무려 84% 이상이 유료방송 해지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기할만한 부분은, 미국 브로드 밴드 가입자 중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은 27%가 인터넷 또는 지상파 직접수신을 통한 시청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2년 미만의 유료방송 해지자는 매년 4%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30~49세가 77%, 50세 이상이 78%의 유료방송 가입자 수치를 보이는 상황에서 밀레니엄 세대의 유료방송 가입자는 확실히 줄어들고 있다. 정리하자면,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는 유료방송에 가입하기 보다는 지상파 직접수신과 온라인 동영상 시청을 적절히 활용해 자신만의 ‘시청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뜻이다. 이는 금전적인 영향도 크지만, 자신의 시청 프레임을 스스로 구축하고 창조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미디어 이론과는 상당한 괴리감을 보인다.

그렇다면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 중 브로드 밴드에 가입한 젊은 시청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시청습관을 가지고 있을까. ‘nScreenMedia’에 따르면 36%가 홈 비디오, 43%가 지상파 직접수신, 50%가 유료 인터넷 동영상, 55%가 정액제 동영상, 80%가 무료 인터넷 동영상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한 가지 시청행태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수치가 겹치는 부분이 많지만, 이는 곧 다양한 시청행태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처럼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가 유료방송을 멀리하고 지상파 직접수신을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시청 행태를 가지게 된 근본적인 이유로는 첫째, 다양한 온라인 미디어 창구의 발전과 둘째, 유료방송의 경쟁력 약화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에 금전적인 문제와 밀레니엄 세대 특유의 독특한 시청 행태도 포함된다. 실제로 유튜브를 비롯해 다양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유료방송 해지자의 29%는 코드 컷팅에 따른 불편함을 따로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기에 킬러 콘텐츠에 해당되는 영상은 대부분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밀레니엄 세대는 자신이 직접 ‘시청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경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송출’하고 ‘송신’하는 기본적인 시청 패러다임이, 이제 기본적인 무료 수신(직접수신)을 바탕으로 자신이 직접 찾아보고 공유하는 시대로 변하는 분위기다. 그 시작은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