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종료 후 오바마 관전 포인트

대선 종료 후 오바마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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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종료 후 오바마 관전 포인트

김수철/민주노동당 정책연구위원

지구촌에서 11월의 인물을 뽑는다면 버락 오바마가 아닐까.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그는 미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에서도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오바마는 2004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시 대선후보의 찬조 연설자로 나서, 잘 알려진 그의 피부색과 가족사를 진솔하게 고백하고 순탄하지 않았던 그가 꿈꾸는 미국에 대해 말하며 미국인을 열광시켰다. 그 연설로 전(全) 미국인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그는 불과 4년 만에 전 세계적 인물이 된 셈이다.

미국 대선이 끝난 후 오바마에 대한 분석이 한창이다. 한국 정부와 언론은 오바마의 발언들을 분석했고, 명망가들의 코멘트를 달았으며, 최근에는 그의 캠프에 포진되었던 사람들과 대한민국의 관계를 찾고 있다.
그가 선택할 대북정책, 경제 정책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다. 또 그 이유 때문에 수많은 전문가들이 날카롭게 내놓은 전망에 변변치 않은 숟가락을 하나 더 얹는 것도 너그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북미관계에서 무엇을 주목해야할까. 많은 분석가들은 오바마가 클린턴 행정부 말의 북미 관계개선을 추진했던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점과 부시의 일방주의 외교를 비판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그러나 사실 더 중요한 것은 클린턴 행정부 시기 북한붕괴를 기다리던 ‘시간 끌기 전략??과 부시행정부 때 6자회담을 열어 고립시키려던 "왕따 전략"으로 북한의 핵을 없애는데 실패했다는 점이다. 앞선 두 정부 모두 임기 말에 가서는 북미 간 관계 개선으로 귀착했다. 오바마는 이러한 지난 15년의 경험 위에 서 있다. 오바마에게는 북한의 핵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앞선 두 정부가 도달했던 결론과 다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않는 듯하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지금의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오바마의 대처다. 당선 직후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지원 문제가 미국의 쟁점이 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오바마의 이같은 관심을 지지기반 혹은 보호무역과 같은 성향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지만, 미국이 처해진 경제 상황을 통해 바라볼 필요도 있다.
미국의 고민은 여전히 막대한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이다. 그 동안엔 금리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지만, 중국의 저가 생필품으로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미국 소비자는 대출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한 생활을 즐겼다. 그러나 이 같은 ‘신경제 호황’은 끝났다. 금융 거품이 사라진 조건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생활은 대출이 아닌 고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동차에는 2~3만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자동차 회사는 2~3만개의 부품 회사와 협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찍이 IT 붐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산업은 고용을 창출하는 ‘엘도라도??였다. 금융이 아닌 산업으로 세계 경제의 무게 중심이 이동함을 주목해야한다. 이를 이념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가 끝났다고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다.

사실 오바마가 북미관계 개선과 신자유주의 이후 새로운 경제 시스템 창출을 확고한 신념으로 가진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가 백악관에서 직면하는 거대한 역사적 흐름이 그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가 가진 개인적 이력만큼이나, 두 과제에 대한 오바마의 해법은 흥미롭다. 왜냐하면 오바마에 대한 한국인의 진정한 태도는 오바마의 향후 행보로 정해질 것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