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또 파행…국힘 “꼼수‧수박소통” 민주 “아직도 야당인줄” ...

과방위 또 파행…국힘 “꼼수‧수박소통” 민주 “아직도 야당인줄”
여야 모인 과방위 전체회의…시작부터 ‘니탓’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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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원 구성 27일 만인 8월 18일 여야가 모인 가운데 열렸지만 회의 운영 방식과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 등에 있어 의견을 달리하면서 또 다시 반쪽짜리 회의로 진행됐다.

여야는 시작부터 니탓 공방을 이어가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8월 31일까지 결산 심의를 마쳐야 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 때문에 과방위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야가 협의해 의사일정을 정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과방위를 좌지우지하며 과방위 파행을 국민의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개회 선언을 하면서 “국회법에는 정기회가 시작되기 전인 8월 31일까지 결산 심사를 마치도록 하고 있다”며 “과방위에서는 결산 심사를 신속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 소위 구성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안형환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의 회의 불참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과방위나 다른 상임위에서 정부 위원들의 출석을 요구하면 자진 출석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오늘 과기정통부 장관과 방통위 부위원장이 불참했다”며 “앞으로 정부 위원 출석 건은 모두 의결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17일 성명을 통해 “과기정통부, 방통위, 원자력안전위원회 공무원들은 국회법에 따라 18일 여야 간사의 협의 없이 진행되는 결산회의에 출석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린다”며 “정 위원장은 국회 운영의 기초가 되는 국회법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정 위원장은 SNS를 통해 “과방위 열차는 항상 정시에 출발한다”며 18일 과방위 전체회의 개최를 예고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과방위 의사일정 결정 과정을 꼬집었다. 박 의원은 “정 위원장이 어제 과방위 열차는 정시에 출발한다 하면서 마치 국민의힘이 열차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듯 국민을 호도했다”며 “과방위는 169석 거대 야당이 마음대로 운영하는 설국열차로, 민주당은 호의호식하며 첫 칸에 타고 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 폭정에 맞서 최소한의 권리라도 지켜달라고 호소하는 꼬리칸에 타고 있다”고 비유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아직도 야당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고 참담하다”고 말한 뒤 “제 시간에 열차가 출발하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을 해도 모자랄 판”이라며 “지금이라도 빨리 속도감 있게 의결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통보는 협의 또는 합의가 아니다. ‘빨리 빨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실 있게’ 해야 한다. 일정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해 소수당을 들러리나 장식용으로 할 게 아니라 실질적 논의를 통해서 서로가 존중하는 모습으로 회의를 진행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의사일정 협의 주장에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첫 회의는 위원장이 소집하는 게 맞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이 되자마자 국회 상임위에서 유례없이 독단적 운영을 하고 있다”며 “민주당스러운 꼼수소통, 겉과 속이 다른 수박소통”이라고 비판했다. 허 의원은 “문자 보내놓고 소통했다 하고,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식의 상임위 진행이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정 위원장은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가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첫 회의는 위원장이 소집할 수밖에 없다”며 “선임은 안 됐지만 내정된 상황이기에 위원장으로 선출된 날(22일) 박성중 간사 내정자에게 문자로 연락을 했고, 25일에도 전화를 했다. 오늘 전체회의에도 일단 들어오셔야 뭐라도 할 것 아니냐고 설득을 했고, 과방위를 원환하게 운영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며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 위원장의 막말로 이어졌다. 권 원내대표는 정회를 요구하며 위원장석으로 올라왔고, 정 위원장은 권 원내대표를 향해 “제 몸에 손대지 말라”, “위원장석을 떠나 달라” 재차 요구한 뒤 “의사진행을 방해할 경우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고발해”라며 실랑이를 이어갔다.

여야 의원 간 갈등이 지속되자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원만한 진행을 위해 잠시 정회했으면 한다”며 “여당 간사 선임을 하고 그 다음에 소위에 대해 논의하고 그 사이 출석 요구한 과기정통부 장관과 방통위 부위원장이 오면 그 이후 일정에 따라 처리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박 의원의 제안에도 정 위원장은 법안소위 구성의 건을 상정하려 했고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를 비웠다. 잠시 정회했던 과방위 전체회의는 다시 열렸지만 회의 운영 방식과 법안소위 구성 등을 놓고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시 집단 퇴장을 선택했고, 과방위 전체회의는 또 다시 반쪽짜리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