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방위원장은 새누리당 몫으로 ...

국회 미방위원장은 새누리당 몫으로
새누리 정진석 원내대표 “미방위 확보 큰 성과”…시민단체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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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회 18개 상임위원회 자리를 배분하는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된 가운데 중요 상임위 중 하나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19대에 이어 이번에도 새누리당이 맡기로 했다.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과 통신 분야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에서는 미방위 확보를 최대 성과로 꼽는 등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공영방송의 지배 구조 개선, 수신료 현실화, 종합편성채널 규제 정상화 등 19대 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을 새누리당이 제대로 다뤄나갈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아 관련 법‧제도 개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 여야3당 원내대표는 6월 8일 오후 국회에서 공식 회동을 갖고 원 구성 협상에 합의했다. 당초 상당한 잡음이 예상됐으나 20대 국회 최다선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의장직 양보를 선언하면서 원 구성 협상은 별 탈 없이 마무리됐다.

새누리당은 미방위를 비롯해 국회운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정보위원회, 국방위원회를 맡기로 했고, 더민주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를 담당키로 했다. 국민의당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맡는다.

사실 미방위는 국회의원들의 관심이 적은 비인기 상위임 중 하나다. ‘공룡 부서’라고 불리는 미래창조과학부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지역구 현안을 해결할 수 있거나 예결산 문제를 논하는 상임위도 아니기 때문에 주로 비례대표와 초선 의원들이 대거 포진된다. 하지만 방송과 통신 분야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중앙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상임위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미방위원장 확보를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 구성 협상 결과를 보고하면서 “법사위와 미방위는 쟁점 상임위로 여야가 나눠 가질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 협상에서 두 개 상임위를 함께 확보했다”며 “국정 운영에 필수적인 상임위를 확보한 것은 나름대로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6월 9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더민주에서 법사위를 주겠으니 미방위를 달라고 했지만 새누리당에선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준비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을 비롯해 19대에서 끝맺지 못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하는데 새누리당이 미방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추진 동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물론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소야대 국회인 만큼 아직은 실망하기 이른 것 같다”며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미방위 야당 간사로 저격수 역할을 했던 만큼 야당에서도 미방위 간사 구성을 고심하고 있고, 오랜 기간 동안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해온 추혜선 정의당 의원 역시 미방위를 지망하고 있기 때문에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을 비롯해 20대 미방위가 해야 할 과제들이 쉽게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