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재승인, 부정한 권력의 산물이다

[사설] 종편 재승인, 부정한 권력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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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재승인 통과, 미리 정해진 각본대로?

저질.막말.편파.왜곡으로 대한민국 방송언론의 수준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종합편성채널방송에 대한 재승인이 결국 최종 통과되었다. 이 과정에서 종편 방송사업자는 출범 당시의 사업계획서 내용보다 보도 편성 비율은 높이고 투자 규모는 줄인 사업계획서를 냈는데도 후한 점수를 얻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 구성 3:2의 비율조차 지키지 않고 여당 편파적인 재승인 심사위원들로 채웠고 심사위원장도 종편과 관련이 깊은 인사를 뽑았으니 말 다했다. 게다가 재승인 심사 항목도 대부분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항목이 많았으니 미리 결론을 정해놓고 진행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종편은 아기와 같으니 잘 보살펴 줘야 한다”는 말로 무한한 애정을 표현했던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방송괴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다. 방통위의 재승인 의결에 대해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과 재승인 심의에 필요한 기본적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공무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야당 상임위원의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로 남았다.

 

종편 재승인은 현 정권의 패착

무수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종편이 재승인을 통과한 배경은 현 정권의 집요하고 치밀한 방송장악 의지가 핵심이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 정권이 일본 자민당 체제와 같은 영구집권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라고 지적한다. 굳이 총칼의 위협이 없어도 언론과 방송을 장악하고 ‘우민화’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면 그 자체로 영구집권의 발판이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바로 종편이 있다. 종편은 저속하고 수준 낮은 방송을 통해 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한편, 교묘한 왜곡방송으로 정권의 충견임을 자인하고 있다. 이들에게 ‘재승인’이라는 생명연장을 보장해준 저의가 무엇이겠는가.

 

종편 재승인,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

개국 당시부터 각종 특혜로 점철된 종편은 최근 1사 1렙 미디어렙 설치와 케이블 MSO의 8VSB 허용을 발판삼아 완벽한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재승인이라는 큰 산을 넘은 만큼 종편의 행보에는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당장 다가오는 6.4 지방선거에서 ‘종합편성’이라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버리고 정권의 홍보역할에만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재승인 심사 과정을 면밀히 관찰하고 파악해 심사 과정의 불법적, 탈법적 요인을 따져야 한다. 더 이상 재승인 심사는 물론 신규 매체라는 이유로 황금채널 배정, 의무재전송 지정, 방송통신발전기금 납부 유예 등 다양한 특혜를 용인해서는 곤란하다. 대한민국의 언론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종편은 반드시 퇴출되어야 하는 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