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검찰이라면 PD수첩 재수사를 당장 그만두라

[사설] 독립 검찰이라면 PD수첩 재수사를 당장 그만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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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18 사설 독립 검찰이라면 재수사를 당장 그만두라!


검찰이 MBC 에 대한 수사를 재개했다. 이는 작년 6월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졸속협상 문제와 광우병 위험성 문제점을 보도한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되었지만, 3차례에 걸친 출석 요구를 제작진이 거부하면서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적인 수사까지 검토했던 사안이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의 담당 수사팀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형사 6부에 다시 배당하면서 수사도 재개되었다. 검찰은 제작진의 이메일과 전화통화 기록을 압수수색했고, 조만간 소환장 발부 및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에 나설 태세다.


작년에 수사를 맡았던 담당팀장은 보도가 농림수산식품부에 대한 명예훼손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무혐의 처분을 고수했을 뿐 아니라, 수사팀 관계자도 “PD수첩 제작진이 검찰에 나와 취재와 방송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면 고의성이 없어 명예훼손 혐의의 위법성 조각사유가 되며, 이럴 경우 제작진을 기소할 계획이 없다”라고 말한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담당 수사팀장의 사퇴 배경에 여러 가지 추측이 있다. 강경한 검찰 수뇌부, 정치권의 제작진 체포 요구 등 노골적인 압박설이다. 그 진실의 열쇠를 쥔 당시의 팀장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시 한번 돌이켜 보자. 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보도는 정부의 성급하고 졸속적인 협상에 대한 해부였다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한미 FTA 체결의 선결 조건으로 미국이 줄기차게 제시했지만, 지난 정권에서는 커다란 입장 차이로 합의되지 못하고 있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세부적인 조건이 무시된 채 단기간에 타결되었다. 그동안 광우병 위험성 때문에 수입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하고 협상했던 담당 관료들도 정권의 압력에 상당부분의 조건을 포기하면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의 보도는 이에 대한 문제점과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해 초점을 맞췄고, 정부는 국민들의 원성을 바탕으로 미국과의 재협상을 통해 검역조건을 강화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의 보도와 달리 지난 정권기간 중 광우병 쇠고기의 위험성을 줄기차게 경고하고 수입을 반대하면서 정부를 비판했던 보수 신문들은 정권이 바뀌자 태도를 180도 돌변하여 언론으로서의 근본을 망각하기도 했다.


검찰의 수사는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검역주권과 국민의 건강권에 밀접한 국민들의 먹거리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책을 촉구한 방송 제작진의 이메일과 통화기록까지 압수 수색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에 대한 어느 손해배상 소송에서 “사회문제점을 고발한 프로그램에 손해배상을 인정하면 방송의 역할과 기능이 위축당할 것”이라며 기각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 방송뿐만 아니라 신문 등 언론매체의 본래 기능은 사회 문제점과 부조리, 특히 정부와 권력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나가는 것이다. 거대한 정치권력에 의해 또는 기업 등 힘 있는 집단에 의해 국민들이 우롱당하고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언론은 철저한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해야한다. 이번 수사처럼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만에 하나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성에 대해 각성시킨 프로그램에 대해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검찰이 이처럼 원칙도 없이 철저하고 집요하게 제작진을 압박하는 것은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다.

언론자유는 지켜져야 한다. 언론이 무너지면 사회정의가 무너지고 권력도 부패하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 태생적으로 권력은 언론을 장악하려하고, 언론은 이에 대항해 온 것이 우리나라 언론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이 권력에 굴종하지 않고 제 모습을 스스로 지킬 수 있을 때 진정한 사회정의가 지켜진다. 권력의 하수인이 아닌 진정 독립된 검찰이라면 권력과 정치권의 압력에 순종하여 을 재수사할 것이 아니라 검찰의 최소한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당장 그만두는 것이 독립 검찰로서의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