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방송 몸집 불리기..승자는?

[분석] 유료 방송 몸집 불리기..승자는?

500

유료 방송 복마전이 치열하다. 특히 점유율 규제와 완화를 둘러싸고 의미있는 결론이 도출되지 않는 가운데 디지털-스마트 시대를 맞이해 케이블 업체가 의미심장한 성과를 거두는 등, 한 치 앞도 모르는 대회전이 열리고 있다.

현재 유료 방송 업계의 판도는 정신없는 신모델 경쟁으로 점철되어 있다. 특히 구글과 HTML5로 규정되는 플랫폼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구글과 HTML5를 병용하는 업체도 생길 정도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학계는 점유율 규제와 완화 논쟁을 벌이며 특혜와 산업육성의 사이에서 창조경제의 해법을 찾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6월 25일 국무회의에서 보고된 ‘유료 방송 크로스 오버 허용’이라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점유율 확대를 위한 유료 방송 업계의 몸집 불리기도 노골적이다. 이에 KT 스카이라이프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의 가입자가 위성방송 가입자 197만 명, 결합상품 203만 명으로 총 4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히는 한편, 모회사인 KT의 IPTV와 합치면(6월 기준 가입자 244만 명) 총 644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유료 방송 가입자 (추정) 2,500만 명의 30%에 육박하는 수치다. 또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클라우드 서비스와 구글 TV를 내세워 지난해 말 기준 각 144만5,000명, 103만 명에서 반년 만인 올해 6월 170만 명, 130만 명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케이블 사업자, 특히 거대 MSO는 인수합병을 통한 가입자 확보로 반격하고 있다. 특히 CJ 헬로비전은 지난 2010년 포항종합케이블방송, 신라케이블방송을 인수한 후 3년 만에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횡성유선방송, 영서방송, 한국케이블TV호남방송을 연이어 사들였다. 또 같은 MSO인 티브로드 계열사 한빛방송도 티씨엔대구방송을 인수하며 적극적인 외형 불리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유료 방송 사업자들의 몸집 불리기는 그 자체로 한계가 있다. 특히 야당을 중심으로 위성방송 점유율 규제 가능성이 대두되는 한편, 일명 CJ 특별법으로 불리는 법안이 건재한 부분은 각 유료 방송 사업자들의 눈부신 점유율 확대를 막아서는 부분이다. 동시에 KT의 경우 사후 규제라도 반드시 점유율 규제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기 시작한 것도 부담이다. 특혜와 규제 완화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규제 완화와 특혜 논란의 사이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한 유료 방송 사업자들의 공격적인 영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하 KISDI)가 ‘1인가구의 유료 방송 서비스 가입 및 이용행태’ 보고서를 발행해 눈길을 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유료 방송 서비스에 가입한 1인 가구는 약 82.80%로, 2011년 77.65%보다 대폭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011년 68.39% 이었던 케이블 서비스 가입자가 2012년 73.86%로 5.47%p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위성방송과 IPTV 서비스의 가입자는 오히려 소폭 감소 한 것으로 나타났다. IPTV의 공격적인 영업에 약간 밀리던 케이블 사업자들이 다시 반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해당 보고서는 점유율이 아닌 가입율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장 판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로 점유율 측면에서 케이블 시장 1, 2위를 다투는 CJ헬로비전(21개 SO/가입자 370만 명)과 티브로드(22개 SO/가입자 330만 명)는 KT의 유료 방송 시장 점유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KISDI의 보고서가 전 연령에 거쳐 케이블 가입율이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만큼, 유료 방송 시장 점유율의 미래에 대해 일정정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