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총체적 부실경영’

[국감]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총체적 부실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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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곽재옥) 미래창조과학부의 ‘ICT 창의기업 육성 사업’이 관리감독 소홀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사업 수행 미흡 등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은 10월 13일 감사원의 내부 감사자료를 공개하며 ‘ICT 창의기업 육성 사업’ 중의 하나인 ‘글로벌 창업전문 컨설팅 지원사업’이 본래 사업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글로벌 창업전문 컨설팅 지원사업’은 ICT 분야 창업 및 벤처기업이 세계시장을 겨냥해 창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법률·특허·마케팅·회계·통번역 컨설팅 등을 제공해주는 사업이다. 미래부가 총괄 관리·감독하며,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사업의 실행기관이다.

진흥원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이하 진흥협회)에 맡겨 이 사업을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 운영을 맡은 진흥협회는 산하에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이하 창업지원센터)를 신설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진흥협회는 SKT, KT, LG유플러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정보통신 사업자들의 이익과 권익보호를 위해 설립된 단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이 지원사업의 예산인 107억 원은 전액 방송발전기금으로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날 공개된 감사원 감사자료에 따르면 관리의무가 있는 진흥원이 창업지원센터의 사업수행이나 집행과정에서 나타난 부당 지원, 부당 집행 사항 등을 전혀 관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지적한 창업지원센터의 사업 운영은 그야말로 ‘총체적 부실’에 가깝다. 감사원이 감사를 진행하면서 적발한 부당집행 예산은 모두 1억 4,500만 원에 해당한다.

먼저 특허 컨설팅의 경우 법인에게만 지원토록 돼 있으나 부자격자에게 컨설팅 비용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례가 총 48건, 금액으로는 9,000여만 원이 부당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마케팅 컨설팅의 경우 컨설팅 수행업체의 최종보고서가 부실하게 작성됐음에도 이를 그대로 인정해 사업비 5,000여만 원이 부당 집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부실하게 작성된 컨설팅 최종보고서 16건을 적발했다.

아울러 통번역 컨설팅의 경우 사업내용과 관련 없는 내용을 번역하고, 번역료를 기준단가보다 높게 책정해 600여만 원을 부당하게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번역의 내용도 엉터리로 기존 영문소설을 번역하거나, 태국의 밤 문화를 소개하는 등 부적절한 내용이 번역결과로 제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사업예산 부당집행 사례 이외에도 감사원은 창업지원센터가 받을 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원사업의 수혜를 받는 기업 및 개인은 컨설팅 비용의 85%∼95%까지 차등지원을 받으며, 나머지 5%∼15%의 잔여 금액은 수혜기업 및 개인이 부담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창업지원센터는 민간기업 및 개인이 이를 제대로 납부했는지 확인하지 않아 547건에 걸쳐 1억 2,000여만 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창업지원센터 센터장의 고액 연봉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센터장은 1년 동안 2억 4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대통령, 미래부 장관, 정보통신전파진흥원장보다 많은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