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vs 기술표준, 닭이 먼저? 알이 먼저?

[공청회] 주파수 vs 기술표준, 닭이 먼저? 알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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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곽재옥) ‘지상파 UHD 전국방송’을 위한 논쟁 중 지상파 UHD 방송을 실현하려면 주파수 배분이 먼저인지, 기술표준 제정이 먼저인지 때 아닌 의문이 제기돼 관심이 모아졌다.

11월 11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700MHz 대역 용도’ 공청회에서 홍인기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교수는 “700MHz 주파수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할당한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라면서 “이런 (이례적인) 정책을 펼칠 거면 기술적 타당성이나 표준 등이 확실해야 가능한데, 일본이 2018년 8K의 높은 기술로 UHD를 추진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우리가 700MHz를 활용해 그보다 낮은 4K로 전국망을 깔겠다는 건 성급한 일이 아닌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현재 해외사례를 보면 일본이 2015부터 8K UHD를 위성으로 실시할 계획인 가운데 UHD 관련 기술표준에 있어서는 미국이 2015년 연말 지상파 UHD 및 이동HD가 가능한 새로운 표준 제정을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9월 29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UHD TV방송 송수신 정합 안건을 반쪽짜리 ‘잠정표준’으로 채택한 바 있다.

이날 의견진술에 나선 이상운 남서울대 멀티미디어학과 교수는 “UHD 국제표준 결정이 안 됐다고 이야기들 하는데 지난 7월 4일 제네바에서 열린 제77회 DVB(유럽 표준화단체) 표준총회에서 우리가 실험방송으로 검증한 방식이 1단계 UHD 표준으로 결정된 바 있다”며 “이는 사실상 국제표준이 결정된 것으로, 국내에서 4K로 지상파방송을 시작하고 나중에 8K가 가능해지면 추가로 8K 단말기를 구입하는 가정은 8K UHD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홍 교수는 “기본적 표준이라 함은 몇 나라가 따라오는지, 전 세계가 따라오는지 안 따라오는지를 말하는 것이지 특정한 방식이 정해지는 걸 표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발언했다.

이에 홍문종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은 “우리나라가 UHD 세계 1등인데, 그러면 우리가 표준을 만드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우리가 제일 먼저 만들어서 치고 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우리가 만들어서 세계가 따라온다면야 가장 좋다”면서 “하지만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우려를 거두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