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대한민국 UHDTV 점유율이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국제 패널 시장도 국내 제조사의 굳히기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사업자의 UHDTV 전략도 빛을 발하고 있다. 커브드와 가변형을 아우르는 다양한 라인업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대중화 전철을 착실하게 밟아가며 신성장 동력을 끌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야 하는 정부의 로드맵은 다양한 산업의 이해관계를 기계적으로 더듬는 수준에만 머물러 빈축을 사고 있다. 당장 차세대 뉴미디어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사업자의 노력을 정부가 가로막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커브드와 가변형을 무기로 국제 UHDTV 시장을 주도하는 중이다. 중국 제조사와의 경쟁에 대비해 가격을 대폭 내린 UHDTV를 연달아 선보이는 한편, 일본 제조사와의 기술경쟁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뉴욕에서 105·78·65·55인치 커브드 UHDTV를 비롯해 85·65·55인치 평면 UHDTV, 65·66인치 커브드 풀HD 액정표시장치(LED) TV 등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다양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여기에 LG전자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브랜드인 꽌윈II UHDTV를 선보이는 발 빠른 행보로 응수하며 세계 UHDTV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물론 UHDTV 대중화를 위해 양 사 모두 가격도 최초 출시 가격을 기준으로 반값 수준으로 내린 상황이다. 다만, 외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UHDTV 가격이 아직도 비싸다는 지적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국내 제조사의 UHDTV 점유율이 높아지며 패널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3월 30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출하량 기준으로 세계 UHD LCD 패널 시장점유율을 발표하며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21.9%로 2위, LG디스플레이가 11.3%로 4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만의 이노룩스와 AU옵트로닉스(AUO)가 각각 40.2%와 12.6%로 1, 3위를 차지했으며, 중국 차이나스타가 11.3%로 공동 4위, 일본 샤프가 2.5%의 점유율을 보인 상황에서 상당한 성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한국의 UHD 패널 시장점유율이 6.2%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하지만 국내 사업자의 UHD 인프라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고 있지만 막상 이를 독려하고 부흥시켜야 할 정부의 정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지상파 UHD 실험방송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주파수 할당 계획은 공전에 공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UHD 전략도 요원하다.
물론 UHD 협의체의 성과가 공개되며 2014년 모든 플랫폼 사업자의 UHD 로드맵을 확정하겠다는 정부의 공언이 있었지만 현재 실질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없다. 유료방송도 위성과 IPTV가 주춤하는 사이 케이블을 중심으로 상용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HDMI 2.0을 지원하는 셋톱박스의 등장 시기와 케이블 권역과 관련된 문제, 여기에 극심한 UHD 콘텐츠 부족으로 성공적인 상용화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무료 보편적 UHD는 지난 KBS의 1, 2차 실험방송에 이어 현재 추진되는 지상파 공동 UHD로 군불을 지피고 있으나 정부의 주파수 수급에 대한 안일한 태도, TTA의 지상파 UHD 표준정합모델 채택 지연으로 조금씩 그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