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어디까지 왔나(3)

UHD, 어디까지 왔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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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홈초이스는 작년 지상파 방송사인 MBC에 UHD 콘텐츠 수급을 타진하려다 실패한 이후 시선을 돌려 막강한 UHD 콘텐츠를 보유한 일본의 소니에 손을 내밀었다. 소니의 계열사인 소니 픽처스가 보유한 막대한 UHD 콘텐츠를 자신들의 플랫폼에 끌어온다면 성공적인 상용화의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UHD 전반에 거쳐 상당한 인프라를 가진 소니는 HD 시장에서 국내 제조사에 밀린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대한민국의 UHD 부흥에 자신들이 도움을 준다면 세계 UHD 시장 지배자적 위치를 수성하려는 소니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소니는 홈초이스의 구애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에는 국내 제조사가 있다. 3월 25일 삼성전자는 영화사 20세기폭스와 UHD 콘텐츠 공급을 맺고 올해 출시된 2014년형 커브드 UHD TV에 <박물관이 살아있다>,  <카운슬러> 등 3편의 영화를 비디오 팩 형태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파라마운트와도 손을 잡았으며 미국 최대 케이블TV 업체 컴캐스트와도 콘텐츠 공급 제휴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는 아마존, 넷플릭스 등 UHD 콘텐츠를 다운로드, 스트리밍 형태로 제공할 수 있는 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이는 기본적으로 자사의 UHDTV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우선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지만, UHD 콘텐츠를 원하는 케이블과의 협력관계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UHD 협의체 3개 분과 중 하나인 콘텐츠 분과가 올포원 펀드를 통해 유료방송 UHD 콘텐츠 측면지원을 자처하는 상황에서 케이블 UHD 콘텐츠 수급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UHD 전략을 세우지 못한 IPTV와 달리 위성방송은 차근차근 로드맵을 실현하고 있다. 4월 3일 국내 방송 사업자 중 가장 빠르게 UHD 방송을 송출하는 KT 스카이라이프는 자체 제작 인프라를 동원해 외부의 수혈 없이 UHD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전국을 권역으로 가진다는 매체 특성도 상당한 강점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굵직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기다리는 2014년을 맞아 KT 스카이라이프가 지상파, 혹은 지상파 PP와의 개별협상으로 중계를 통한 UHD 저변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현시점에서 지상파 방송사는 재송신 단계까지 아우르는 UHD 수급전략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KT 스카이라이프도 HDMI 2.0을 기반으로 하는 셋톱박스 출시일정에 따라 UHD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하는 위험부담이 있다. 케이블과 달리 4k-30fps로 UHD 방송을 송출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HDMI 2.0이 출시되는 시기에 맞춰 셋톱박스 교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KT 스카이라이프 입장에서 자체적인 UHD 제작을 실시한다고 해도 그 총량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콘텐츠 수급도 불안한 상태다. HD 방송에 있어 자회사를 통해 ‘제작’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UHD 콘텐츠 제작 자체가 상당한 노하우와 투자를 요구하는 한편, KT 스카이라이프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UHDTV는 시대의 조류다. 그리고 지금, 전쟁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