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업스케일링, 뜨거운 감자 부상

UHD 업스케일링, 뜨거운 감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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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초고해상도(UHD) 콘텐츠 기근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는 ‘업스케일링 기술’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당장 볼거리 부족에 허덕이던 제조업체와 유료 방송 업계는 업스케일링 기술을 이용해 HD 콘텐츠 재활용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업스케일링 기술 자체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보다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업체에 이어 IPTV 사업자도 업스케일링 기술 적용에 나서기 시작했다.

SK브로드밴드는 풀 HD 영상을 UHD 화질로 바꿔주는 업스케일링 솔루션을 적용한 영화 <다이버전트>를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첫 업스케일링 콘텐츠인 영화 <다이버전트>를 UHD 셋톱 프리에서 시청할 수 있다며 앞으로 월 1~2편 씩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화제작을 대상으로 업스케일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UHD 콘텐츠가 부족한 현실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업스케일링 기술을 도입했다”며 콘텐츠 부족 문제가 조금이나마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전자

업스케일링(Up Scaling)이란 기존에 HD로 제작된 콘텐츠를 UHD로 변환시키는 기술 중 하나로 기존 저해상도 영상을 확대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인위적으로 영상을 확대해 부족한 화소를 채우고, 화소를 늘릴 때 발생하는 노이즈와 왜곡 현상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등의 UHDTV에는 기본적으로 업스케일링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UHD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UHDTV 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HD 콘텐츠를 UHD 급으로 변환시키는 업스케일링 기술은 제조업체에 상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업스케일링 기술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상당한 업스케일링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 업스케일링 기술에서 일본에 상당히 뒤처졌던 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LSI사업부와의 협력으로 독자적인 4단계 UHD 업스케일링 기술을 확보했고, LG전자 역시 풀 HD 화면을 6단계로 업스케일링 하는 ‘U 클리어 엔진’으로 SD 영상까지 UHD로 업스케일링이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업스케일링 기술은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제조업체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업스케일링을 한다고 해도 UHD 콘텐츠와 비교해보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며 “부족한 UHD 콘텐츠 때문에 업스케일링 기술을 적용할 수밖에 없지만 멀리 내다본다면 자체 UHD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업스케일링 기술 적용 보다는 안정적인 UHD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LG전자와 소니의 행보는 정반대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제조업체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기존 콘텐츠 제공 업체와 제휴를 확대하고 있는 반면 소니는 UHD 방송 장비 시장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UHD 콘텐츠 자체 제작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휴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받는 것은 리스크가 큰 만큼 국내 제조업체가 지상파 방송사 등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등 콘텐츠 수급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는 케이블 업계와 콘텐츠 공동 제작 및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방송 콘텐츠의 80%를 제작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 없이는 UHD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도 지상파 UHD 방송을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UHDTV의 판매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UHD 방송 개시가 세계 UHD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UHD 향배가 콘텐츠 지배자에게 돌아갈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관련 업계의 시선이 지상파 UHD 방송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