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는 재송신 중단에 할 말이 없다

SO는 재송신 중단에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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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시청권을 볼모로 HD 재송신 중단을 감행했던 케이블 업계의 결정이 거센 역풍을 맞자 결국 재송신을 재개했다. 그러나 케이블 업계는 협회를 중심으로 서명운동까지 불사하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지상파-케이블 간 협상은 진행중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RO(중계유선방송)가 성명서를 내고 정면으로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을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RO들은 7일 성명서를 통해 “그 동안 케이블 TV(종합유선방송)는 지상파방송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했으나 합법적인 저작권 대가를 주지 못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을 볼모로 지상파방송을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어찌된 일일까.

우선 이 시점에서 우리는 SO와 RO의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SO와 RO는 크게 볼때 케이블 사업자에 해당되는데, RO는 그대로 지상파 방송을 단순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주로 난시청 지역 해소나 오지의 시청권을 보장하는 일을 하고있다. 1961년 국책사업으로 시작되었으며 지상파와 공익, 종교채널을 담당한다. 현재는 점차 쇠락하고 있지만 전국에 총 126개 업체가 남아있으며 주로 강원도나 도서산간지역, 즉 대도시가 아닌 지방도시들을 사업대상으로 하고있다. 이에 반해 SO는 지상파는 물론 각종 오락 프로그램, 종합편성채널 등 다양한 PP(프로그램공급자)와 방송송출을 계약해 이를 케이블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일을 한다. 2개 이상의 SO가 모이면 MSO라 부르며 약 18개의 업체가 존재하고, 주로 대도시 등에 서비스를 한다.

즉 정리하자면 RO는 난시청 지역 해소를 위한 국책사업으로 출발해 지역에 지상파 방송을 송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SO는 대도시 위주의 다양한 채널을 지원하는 개념인데, SO가 수익성이 맞지 않아 사업을 하지 않는 지역을 커버하는 것이 바로 RO라는 것이다.

이런 사항을 이해한다면 왜 RO들이 이번 케이블, 정확히 말해 CJ헬로비전과 같은 SO들의 지상파 재송신 중단을 비난했는지 충분히 이해가간다. 즉 SO들은 지상파에 대가를 지불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며 지금까지 자신들이 난시청 지역 해송 등에 힘써왔으며 지상파가 무료보편적 서비스를 포기하려 한다고 비난했지만, 실상 난시청 해소에 힘을 써 온것은 대도시 위주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SO가 아니라 바로 SO가 수익성이 없어 포기한 진정한 난시청 지역에서 지상파를 송출해오던 RO의 몫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핵심이 있다.

앞서 밝혔다싶히 지금 이 시간에도 케이블협회, 이른바 대도시에서 장사하는 SO들은 서울시내 곳곳에서 서명운동까지 벌이며 이번 지상파 재전송 중단 사태의 책임을 지상파에 돌리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 내용의 허구성을 짐작할 수 있다. SO들은 난시청 지역 해소에 그리 큰 공을 들이지 않았으며, 그저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 지상파의 콘텐츠를 자신들의 사업에 무료로 이용하고 싶은 욕심밖에 없다. RO가 낸 성명서가 그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한편, 종합편성채널에 이어 SO들에게도 혜택을 몰아주며 지상파의 끊임없는 희생을 요구하려는 방통위의 시도는 지금도 진행중이며, 향후 재송신 협상에 RO들의 뜻있는 가세가 어떻게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