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SBS가 빠진 반쪽짜리 지상파 산별교섭이 시작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KBS, MBC, EBS 등 지상파 3사 사측은 7월 26일 서울 상암동 MBC 대회의실에서 상견례를 하고, 올해 산별교섭 기본 계획을 확정했다. 박정훈 SBS 사장은 사전 통보대로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지상파 산별 노사는 오는 9월 3일 방송의 날 협약 체결을 목표로 8월부터 본격적인 실무교섭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방송 공정성 △제작 환경 개선 △공공성 강화와 진흥 분야에서 각각 보완과 조정이 필요한 사항들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산별 노사는 지상파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종합편성채널 등에 대한 특혜 환수와 지상파에 대한 차별 규제 해소 정책이 중단된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노사 대표자들은 “지상파의 위기는 민주적 여론 형성 및 언론・미디어 지형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과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2018년 산별협약이 공정방송, 제작환경 개선, 공공성 강화를 위한 지상파 노사 공동의 원칙을 확립하고 토대를 구축한 것에 의미가 있었다면, 올해는 ‘신뢰의 위기’와 ‘정책의 위기’라는 이중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상파방송 공동 팩트체크센터 설치 및 운영 △지상파방송 산별노사 공동 정책협의체 구성 및 상설 운영 △방송작가 권익개선 특별협의체 가동을 제안했다.
한편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과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 본부장 등 노조 대표자들은 박정훈 SBS 사장의 불참을 두고 “지상파방송의 총체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노사 모두 머리를 맞대고 힘을 결집해도 모자를 판에,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앞세워 산별노사관계 발전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는 지상파방송 사장으로서의 자격을 의심하게 한다”며 “더군다나 박 사장은 지상파방송 사업자를 대표하는 ‘방송협회장’이므로 더욱 큰 책임감으로 산별 교섭에 참여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박 사장의 불참에 별도의 성명서를 발표해 규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