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노조 “사측 정관 바꿔 사장공모추천제 없애” ...

OBS 노조 “사측 정관 바꿔 사장공모추천제 없애”
신임 대표에게 “대주주를 위한 칼잡이가 되지 않길 바란다”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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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오는 12월 31일까지 30억 원 증자, 무더기 징계 논란, 구조조정 시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첩첩산중인 가운데 OBS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서도 내부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는 2월 2일 성명서를 통해 “능력과 비전을 갖춘 사장의 영입은 모든 회사의 바람일진대 사측은 구성원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공모는커녕 회사의 정관까지 바꿔 사장공모추천제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에서 사장을 뽑을 수 있도록 했다”며 “회사의 비상식적이고 희한한 경영 행위는 결국 임시 성격이 짙은 대표이사를 앞세워 정리 해고와 노조 파괴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OBS 이사회는 이날 최동호 현 OBS 총괄본부장(겸 사장직무대행)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iTV경인방송에서 편성‧교양팀장, 리얼TV팀장 등을 거친 최 신임 대표이사는 OBS 개국 멤버로 편성국장, 방송본부장 등을 지낸 바 있다.

OBS 노조는 “전임 윤정식 대표이사의 사임 표명 5개월 만에, 윤 사장의 사표가 반려되고 대표이사와 사장직무대행이 공존한지 3개월 만에 새 체제를 발족했다”며 “1년 시한부 재허가를 받고도 증자는커녕 정리 해고를 강행하고 있는 회사가 공모가 아닌 오히려 그간의 경영 책임이 큰 최 전무를 대표이사로 발탁한 것을 어떻게 경영의 합리성으로 이해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OBS 대주주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은 창사 이래 크게는 편성 보도, 제작의 독립성 침해에서부터 작게는 사무 공간 배치, 흡연 장소 지정 등 시시콜콜한 지시나 결정까지 일일이 챙기는 등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해 왔는가 하면 노동자들에게 해마다 경영 책임을 전가해 임금 삭감과 정리 해고 협박을 일삼는 등 자본의 패악질도 해왔다”며 “이 모든 일부터 새 대표이사 선임까지 방송사를 마음대로 주무르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OBS 노조는 “끝내 대주주가 방송사 경영을 제대로 하겠다는 선한 의지가 없이 OBS를 개인적 욕망의 도구로 활용하려 한다면 우리는 언론 노동자로서 OBS를 지역 시청자들에게 되돌려 주는 장대한 투쟁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OBS 노조는 새로 선임된 대표이사에게도 당부의 말을 건넸다. 이들은 “최 대표이사는 조합원 출신으로 공익적 민영방송 투쟁의 정신과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부디 대주주를 위한 칼잡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