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사태, 격화일로

OBS 사태, 격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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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가 흔들리고 있다. OBS 희망노조가 파업을 철회한 직후 방송 정상화는커녕 노사 관계만 악회되는 분위기다.

이에 언론개혁시민연대는 25일 논평을 내고 “파국의 주범은 윤승진 사장이다”라고 지적하며 “OBS 사측은 경영 정상화 조치는 뒷전인 채 노조 죽이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파업이 끝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방송 정상화는 요원한 상태다.”고 주장했다.

 

 

이하 언론연대 논평 [논평]

윤승진 사장, OBS를 죽이겠다는 건가  

파업 후 OBS가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파국의 주범은 윤승진 사장이다. OBS 사측은 경영 정상화 조치는 뒷전인 채 노조 죽이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파업이 끝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방송 정상화는 요원한 상태다. 최근 OBS 사측의 행태는 한 마디로 안하무인이다. 도대체 OBS를 살릴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알려졌다시피 OBS 노조의 요구는 매우 상식적인 것이다. 법정수당 체불 등 잘못된 경영 관행을 바로잡아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노사가 함께 위기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조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사 공동위원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측은 엉뚱한 곳으로 방향타를 잡았다. OBS는 현재 파업 참가자들을 업무에 복귀시키지 않고 있다. 나아가 체불수당을 포기하고, “향후에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사원들에게는 특별 보너스를 지급했다고 한다. 경영위기 때문에 체불임금도 못 준다는 회사가 방송 파행 상태에서 개국 이래 첫 보너스를 집행했다.  

이런 납득할 수 없는 행태를 볼 때 OBS 사측의 의도는 명백하다. 경영상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노조를 철저히 짓밟겠다는 것이다. 최근 사측은 노조가 체불수당에 대한 소송을 계속 진행할 경우 그에 따른 비용은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노조원들에 대한 해고 협박이나 다름없다.  

최근 OBS 사측이 벌이는 행태는 마치 노조를 없애야 회사가 산다는 식이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가. OBS가 노동조합 때문에 위기에 처했단 말인가. OBS 노동자들은 그간 회사의 부당한 처우와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익적 민영방송의 기치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일 해왔다. OBS가 그나마 이 자리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노동조합의 투쟁과 희생 덕분이다. OBS를 위기에 몰아넣은 것은 노조가 아니라 경영진의 무능이다. 방송계에서는 윤승진 사장 한 명만 모르고 모두가 다 아는 얘기다.  

우리는 OBS가 제 공익적 가치를 입증하는 것만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전 구성원이 힘을 모아야 한다. ‘노조 죽이기’는 OBS를 살리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조 죽이기는 곧 OBS 죽이기다. OBS 사측은 노조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더 이상의 파국을 막아야 한다. 제 할일을 모르고 망동을 부리는 두 달짜리 경영자의 비상식적 노사관에 OBS 6년의 역사를 내맡겨서는 곤란하다.

 2013년 4월 25일 언론개혁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