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막내 기자들 “욕하고 비난하는 걸 멈추지 말아 달라” 호소

MBC 막내 기자들 “욕하고 비난하는 걸 멈추지 말아 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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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 보도본부장․최기화 보도국장 사퇴 촉구
해직 및 징계 기자 복귀 요구

ⓒ화면 캡처
ⓒ화면 캡처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MBC 막내 기자들이 “MBC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욕하고 비난하는 걸 멈추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직접 만들어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제대로 보도하기는커녕 오히려 ‘특검 블랙리스트 월권 수사 논란, 수사 대상 벗어났나?’ 등 특검의 발목을 잡는 기사를 내보내는 등 대통령과 최순실을 두둔하고 나서자 결국은 막내 기자들이 경영진과 보도 책임자들을 공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곽동건, 이덕영, 전예지 등 MBC 막내 기자 3명은 1월 4일 밤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MBC 막내 기자의 반성문’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4분이 안 되는 이 동영상은 제목 그대로 MBC 보도에 대한 반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영상은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를 취재하던 MBC 취재진이 시민들의 거센 비난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회부 3년차 곽동건 기자는 “마이크 태크조차 달지 못하고 실내에 숨어서 중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취재 현장에서 우리를 보고 ‘짖어봐’ 하는 분들도 있고, ‘부끄럽지 않냐’고 호통을 치는 분들도 많아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덕영 기자는 “최근 MBC는 JTBC가 입수한 태블릿 PC의 출처에 대해 끈질기게 보도하고 있다”며 “스스로 ‘최순실 것이 맞다’는 보도를 냈다가 다시 ‘의심된다’고 번복하는 모양새도 우습지만 사실 관계조차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추측의 추측으로 기사화하는 현실에 젊은 기자들이 절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뒤늦게 최순실 특별취재팀을 꾸렸지만 한 달도 안 돼 해체했고, 보도본부장은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2%대에 접어든 지금도 오히려 ‘우리가 중심을 잘 잡고 있는 것’이라며 간부들을 격려했다”고 말했다.

시청률 조사 업체 TNM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2.8%였다. 이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12월 31일 3.2%, 1월 1일 5.6%, 1월 2일 5.0%, 1월 3일 4.0%, 1월 4일 4.3%로 동시간대 1위인 JTBC <뉴스룸>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현재 <뉴스룸>은 1월 1일 6.310%, 1월 2일 11.350%, 1월 3일 10.241%, 1월 4일 9.694%를 기록하며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예지 기자는 “정부를 앞장서 비판하며 MBC 뉴스를 이끌던 기자 선배들을 못 본지 오래됐다. 5명의 기자가 해고됐고, 50명이 넘는 기자가 마이크를 놓았으며, 회사 전체로 따지면 유능한 PD와 아나운서 등 200여 명이 쫓겨나 아직 109명이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MBC가 왜 이렇게 됐는지 한탄하는 모습을 보였다.

3명의 기자들은 “왜 진작 나서서 이 사태를 막지 못했냐고, 안에서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이제와서 이러냐고 혼내고 욕해도 좋다”며 “다만 MBC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욕하고 비난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은 “이 안에서 저희 젊은 기자들이 더 단호하게 맞설 수 있도록 한 번만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하면서 김장겸 보도본부장과 최기화 보도국장 등 보도 책임자 사퇴, 해직 및 징계 당한 기자 복귀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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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3명의 막내 기자는 지난 2013년 12월에 입사한 3년차 기자들로 이후 MBC가 신입 사원을 뽑지 않아 여전히 ‘막내’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