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비상안전용 통신망을 하나의 LTE 네트워크로 묶어 단일 공공안전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700MHz 대역 주파수의 할당을 둘러싼 복마전도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공공안전용 네트워크와 주파수를 LTE라는 하나의 인프라로 묶는 방안을 두고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 여기는 700MHz 대역 주파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700MHz 대역 주파수는 방송과 통신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지점이다. 방송이 주파수의 공공성과 보편적 뉴미디어 플랫폼 구축을 이유로 할당을 원하고 있지만 통신은 모바일 트래픽 해소를 이유로 해당 주파수의 할당을 원하고 있다. 다만 구 방송통신위원회가 해당 주파수의 상하위 40MHz 폭을 통신에 할당한 상황이며 이를 바탕으로 미래부는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수립한 상황이다. 하지만 구 방통위 의결 자체가 법적인 효력이 없기 때문에 추후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행전부와 코레일, 해양수산부가 방송과 통신의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전에 뛰어 들었다. 안행부는 지난 2011년부터 테트라와 와이브로 혼합방식의 국가재난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12MHz폭을 요청했으며 코레일은 음성과 영상, 열차신호 제어 등을 통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10MHz폭을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해수부도 연안 선박안전용 통신시스템인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을 LTE 방식으로 구축하기 위해 10MHz폭을 원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더욱 고조되고 있다.
물론 각자의 주장에도 문제는 있다. 안행부의 국가재난 안전망의 경우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으며 와이브로와 테트라의 기술적 불합리성도 문제로 꼽힌다. 또 코레일의 경우 구체적인 추진 동력이 감지되지 않는다. 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첨단 해도이자 선박 위치기반 운항 모니터링과 해양 정보 빅데이터 처리기술을 통해 항해사의 정확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해수부의 이내비게이션은 막대한 기술력이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내비게이션도 재난에 대비하는 공공망의 역할에만 집중해 연안 중심의 서비스로만 집중시킨다면 지나친 주파수를 요구한다는 반론도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미래부는 700MHz 주파수 공동 연구반의 발표와 별개로 안행부, 코레일, 해수부가 원하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100%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미래부는 주파수 수요와 정부기관별 개별 통신망 구축이 효율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보고 각 기관이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단일한 주파수와 LTE 통신망을 대안으로 내세우며 사실상 700MHz 대역 주파수를 통합 공공안전망으로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통합 공공안전망을 구축한 LTE 기술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하지만 통합 공공안전망을 구축한다고 해도 문제는 있다. 해당 주파수를 두고 방송과 통신이 할당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각각의 주파수 대역이 또 한번 뒤바뀌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해당 주파수 전체를 통합 공공안전망을 넘어 ‘공공의 대역’으로 재지정하고 ‘방송+공공안전망’을 아우르는 대단위 밴드로 묶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여기에는 미래부가 구상하는 통합 공공안전망이 LTE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호환성을 연두에 둔 ‘기존 상하위 40MHz 폭 통신 할당’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