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기가 지니’로 AI 시장에 도전장

KT ‘기가 지니’로 AI 시장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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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와 AI 융합한 홈 AI 서비스 ‘기가 지니’ 공개
동시에 2017년 조직 개편으로 AI 분야 강화키로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KT가 ‘기가 지니’라는 AI TV를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홈 AI 서비스를 공개하기 하루 전날에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AI 부문을 강화하고 신성장 산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KT AI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는 1월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홈 AI 서비스가 가능한 TV인 ‘기가 지니’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인터넷TV(IPTV) 셋톱박스의 이름이자 AI 기반의 홈 비서 서비스를 가리키는 ‘기가 지니’는 유무선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TV 및 음악 감상, 일정 관리, 교통 안내,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 제어, 영상 통화 등의 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기존 셋톱박스 대신 기가 지니 단말을 TV에 연결한 뒤 TV 화면을 보면서 원하는 지시를 내리면 된다. 뉴스를 보다가 드라마 <도깨비>가 보고 싶으면 “도깨비를 틀어줘”라고 말하면 되고, 중국 음식이 먹고 싶으면 “짜장면이 먹고 싶어”라고 말하면 된다. 그러면 저절로 도깨비를 볼 수 있는 주문형 비디오(VOD) 화면으로 이동하고, 집 근처 중국집 리스트가 화면에 뜬다. 그 외에도 위에서 언급했던 일정 관리, 길 찾기, 집 안에 있는 냉장고 등 IoT 기기를 다루는 것까지 가능하다. 말 그대로 홈 비서 역할을 TV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규태 KT서비스연구소장은 “단순한 셋톱박스 연동이 아닌, 하나의 단말에 기술과 서비스, 플랫폼을 융합했다”며 “한국어 인식률은 국내 최고”라고 설명했다.

현재 AI 서비스와 플랫폼은 전 세계 디지털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구글의 어시스턴트(Assistant),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Cortana), 아마존의 알렉사(Alexa), 애플의 시리(Siri), IBM의 왓슨(Watson) 등은 이미 잘 알려진 AI 플랫폼이고 각 사업자 모두 AI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아마존의 알렉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7에서 7,000여 개의 기술과 연결된 모습을 보이며 AI와 IoT 생태계를 주도하는 역할로 급부상했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음성 인식 스피커인 ‘누구(NUGU)’를 공개하며 AI 대중화를 선언했다. 누구는 알렉사와 유사한 AI 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피커로 한국말로 이용 가능한 서비스로는 국내 최초였다. 누구는 고객의 음성을 파악 △조명 및 제습기, TV, 플러그 등 가전 기기 제어 △음악 추천 및 자동 재생 △날씨나 일정 등 정보 제공 등의 편의를 제공한다. 출시 4달 만에 판매량이 4만 대를 돌파했다.

아직 AI 서비스를 내놓지 않은 LG유플러스도 연내 서비스 출시를 선언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CES 2017에서 AI 사업 포부를 드러냈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는 IoT와 통신 서비스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고, LG전자는 음성 인식을 비롯한 AI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에 두 회사가 협력하면 AI 실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한 뒤 “다만 각 통신사별로 사업 영역이 다른 만큼 SK텔레콤의 ‘누구’ 같은 음성 인식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KT가 선보인 기가 지니도 SK텔레콤의 누구와는 기본 플랫폼이 다른 제품으로 여기에 LG유플러스까지 가세한다면 올 한해 국내에서도 상당한 AI 서비스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렉사 등 해외 AI 서비스가 국내 시장에 진출할 수도 있지만 언어적 한계가 있는 만큼 국내 AI 시장에서는 이동통신 3사의 경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부터 앞으로 2~3 동안은 AI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1월 16일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이번 조직 개편에서 주목되는 것은 AI 분야를 강화한 점이다. KT는 융합기술원 산하 서비스연구소에 AI 전략 수립 및 연구 개발을 전담하는 ‘AI테크센터’를 신설했다. KT 각 부서에 산재해 있던 AI 관련 기능을 통합해 AI 사업 모델 개발 및 서비스 상용화를 전무 AI테크센터에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또 플랫폼 사업 분야에서는 데이터 사업의 집중 추진을 위해 ‘데이터거버넌스담당’을 신설해 빅데이터센터 조직을 강화했으며, 플랫폼 사업의 가속화를 위해 소프트웨어개발센터를 ‘소프트웨어개발단’으로 격상시켰다. 미래융합사업 분야는 가시적 성과가 예상되는 스마트에너지와 보안 사업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스마트에너지 분야는 인력 및 조직을 강화했으며, 보안 서비스 분야는 영상, 정보, 융합사업 추진을 위해 ‘통합보안사업단’을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