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4년간 직원 1천 명 감원·수신료 현실화 추진” ...

KBS “4년간 직원 1천 명 감원·수신료 현실화 추진”
양승동 KBS 사장, ‘경영혁신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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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KBS

[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KBS가 직원 1천 명 규모 감원, 수신료 현실화 추진 등을 골자로 하는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양승동 KBS 사장은 7월 1일 오전 10시 KBS 본관 TS-1 스튜디오에서 경영혁신안을 발표하고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해가 갈수록 사업 적자가 커지는 추세는 막을 수 없다”며 “지상파가 독점하던 시대에 설계됐던 낡은 제도, 평균주의, 온정주의”를 혁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사장이 발표한 경영혁신안은 △인건비 비중 축소 △사내의 불합리한 제도 개선 △자회사 성장전략 마련 △수신료 현실화 추진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 해소 등 5가지 핵심 과제가 담겼다.

인건비 비중  35%→30% 감축 및 직무 혁신
먼저, 2023년까지 인건비 비중을 현재 35%에서 30%로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0년부터 4년간 현재 약 4천 7백 명의 직원에서 1천 명 규모를 감원한다. 이 중 900여 명은 정년퇴직으로 인해 자연 감소하는 인원으로, 정년퇴직 인원 외 추가 감축을 위해 특별명예퇴직을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신규 채용은 계속해서 진행한다. 올해 하반기까지 전체 직무를 재설계한 뒤 인력을 다시 배치하고 신규 채용 규모를 산출할 계획이다. 양 사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입사원을 지속해서 채용하겠다”며 “조직의 활력과 건강성을 위해서 신규채용은 중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력을 줄이는 대신 전사적인 직무 재설계 작업을 통해 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던 임금체계에서 벗어나 성과급제를 대폭 확대한다.

양 사장은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성과에 기반한 공정한 급여·보상체계가 필수”라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 시스템을 구축한 뒤 이를 바탕으로 성과급제를 대폭 확대하고 성과보상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삼진아웃 등 저성과자 퇴출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성과급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더욱 정교한 원가관리를 시행한다. 원가관리 전담 팀을 신설해 소요 인력과 제작 기간, 동원 시설 등에 대해 보다 합리적인 산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임금체계 전환과 퇴출제도 강화는 노사 간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KBS 사측에서는 이번 경영혁신안 발표와 함께 노동조합과 충실히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입장을 전했지만, 원만한 협의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또 한 가지 노조와 협의가 필요한 것은 인사제도 개선이다. 양 사장은 관행으로 굳은 일부 인사제도에 대한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연차촉진과 관련해서는 노조와 함께 머리를 맞댈 것이며, 숙련된 시니어 인력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재 정년퇴직 1년 전부터 갖는 안식년 대신 현업을 지속할 방안도 추진하고, 분기별 퇴직을 월별 퇴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KBS 자회사에 대한 혁신 작업도 이뤄진다. 양승동 사장은 KBS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계열사 업무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업무 점검 결과를 기반으로 본사와 계열사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계열사 간 유사·중복 업무를 통합하고, 필요할 경우 합병 등 구조개편도 과감히 시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KBS미디어, KBSN, 몬스터유니온 등 콘텐츠 자회사의 사업구조를 강화를 추진한다. 양 사장은 자회사 협력 아래 콘텐츠 저작권을 확보해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자회사와 함께 ‘기획, 제작, 유통으로 이어지는 유기적 협력’을 강화할 전략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수신료 현실화 추진…수신료 비중 45%→70%
1963년 100원으로 출발해 1981년 2,500원으로 오른 뒤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수신료도 현실화할 방침이다. 현재 KBS 전체 재원 중 수신료의 비중은 45%로, 이를 70% 이상으로 향상시켜 명실상부한 국가기간방송이자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중 수신료 현실화 추진단을 출범해 사회적 합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물론, 무작정 수신료를 올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양 사장은 “앞으로 몇 년 내 사업 손익에서 수지균형을 맞추겠다는 각오로 내부 경영 혁신을 이룩할 때, 비로소 (수신료 현실화의) 문이 열릴 수 있다”며, 고강도의 내부 경영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시대에 맞지 않는 외부 규제를 완화하는 데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양 사장은 “방송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KBS가 유휴 자산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공적 책무를 수행할 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민의 수신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KBS 임원진은 이번 경영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회사가 처한 위기에 경영진이 책임지고 혁신에 돌입하겠다는 각오로 급여의 20%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