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고대영 “자진 사퇴 없다” 의지 확고
KBS 새노조 “파업 이유는 이인호 이사장 당신 때문”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김장겸 사장이 해임됨에 따라 정상화 궤도에 오른 MBC와 달리 KBS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인호 이사장과 고대영 사장은 다시 한 번 자진 사퇴의 뜻이 없음을 밝혔다. KBS 노동조합(KBS 노조)은 파업을 중단했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새노조)는 이인호 이사장과 고대영 사장에 대한 심판 없이는 파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 파업이 자칫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인호 이사장은 11월 15일 열린 임시이사회에 참석해 “온갖 불법적이고 굴욕적인 폭압과 회유가 있었지만 임기 도중 사퇴한다는 것은 KBS가 직면한 복잡하고 심각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안 된다”며 “(자진 사퇴는) 공영방송 지킴이로써 책임을 방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현재 파업을 진행 중인 KBS 새노조를 향해 “방송 장악 계획을 실천에 옮기려는 새 정권의 홍위병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고대영 사장에게도 “노조의 사장 퇴진 요구가 부당하더라도 사원들과 대화와 상호배려의 끈을 놓지 말라”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고 사장은 앞서 방송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사퇴하겠다는 거취를 표명했다. 이 때문에 KBS 노조는 11월 10일 0시부터 파업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고 사장의 발언을 두고 꼼수라고 지적했다. 언제 통과될지 불투명한 방송법 개정안을 조건으로 내걸고 자리를 보전했다는 것이다. 고 사장은 이 같은 지적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KBS 사장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바뀌는 것을 제 선에서 끊어야 겠다”며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KBS 새노조는 바로 반박했다. 이들은 11월 15일 성명을 통해 “분명히 밝히지만 우리의 파업 이유는 이인호 이사장 당신 때문”이라며 “친일을 옹호하고 독재를 미화해온 당신은 그간의 행실과 언행만으로도 공영방송 이사장 자리는 가당치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오늘부터 언론노조는 투쟁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 고대영과 이인호 및 적폐이사들을 몰아내는 일에 나서려 한다”며 “KBS에 남아 있는 박근혜의 잔당들은 이제 자진 사퇴나 해임으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영방송을 농단하고 국민의 자산을 유용한 죄,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침해한 죄, 언론노동자들의 정당한 저항을 불법과 홍위병으로 매도, 음해한 죄에 대해 반드시 법과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