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충남방송총국 설치 촉구…“충남도민은 KBS 경영 논리의 희생양” ...

KBS 충남방송총국 설치 촉구…“충남도민은 KBS 경영 논리의 희생양”
충남, 네 번째로 인구 많은 도지만 유일하게 지상파방송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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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충청남도

[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더 이상 우리 도민들이 공적 책무를 방기하는 KBS 경영 논리의 희생양으로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라며 KBS 충남방송총국 설치 촉구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양 지사는 12월 1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홍문표·강훈식 국회의원, KBS 충남방송총국 설립 범도민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지방분권연대와 충청남도 사회단체대표자회의가 주관한 ‘KBS 충남방송총국 설립 방안과 추진 전략 모색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양 지사와 지역 여야 국회의원, 범도민추진위 관계자, 도민 등 50명이 참석했으며 발제와 토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양 지사는 축사를 통해 “‘새로운 역사, 새로운 충남시대’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도 있다”며 KBS 충남방송총국 설립을 언급했다. 충남도는 내포신도시에 KBS 충남방송총국 설립을 강력하게 추진하며 이를 위해 부지도 마련했지만, KBS는 8년째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양 지사는 “KBS는 서울 등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에 총 18개의 지역 총국을 두고 있으면서도, 2004년 공주방송국을 폐쇄한 이후 충남에만 지역방송국을 설립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충남은 면적이 넓은 편에 속하는 데다, 전국 도 단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고, KBS 방송 수신료의 4%인 262억 원을 매년 부담하고 있다. 방송법 제44조 2항은 ‘KBS는 국민이 지역과 주변 여건에 관계없이 양질의 방송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양지사는 “KBS의 공적 책무인 ‘지역성’은 경영상 효율과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여전히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충남에서 재난이나 대형 사고가 발생해도 도민은 9시 메인 뉴스에서 서울과 중앙의 소식을 들어야만 하며, KBS 대전방송총국 뉴스에서도 우선순위가 대전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와 개인 미디어의 발달 속에서 전통 매체인 방송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매스미디어로서의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은 무시하지 못한다”며 “특히 고령층과 농어촌 지역이 많은 충남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도민 미디어 이용 관련 조사에 따르면, 충남도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는 텔레비전으로,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보다 20%p 많은 수치다. 60대 이상 도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매체는 텔레비전으로 70%에 달하며, 농림어축산업 종사자 68%가 텔레비전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매체로 꼽았다.

양 지사는 “이제 국가균형발전과 알권리 충족 등 충남이 응당 받아야 할 당연한 권리를 위해 우리의 정의로운 분노를 표출하고, 이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100만 서명운동을 통해 혁신도시 지정을 이뤄낸 충남도민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희창 박사가 ‘방송의 중앙집권화와 KBS 충남방송총국 설립의 당위성’을, 하승수 변호사가 ‘시청자 권리 측면에서 본 KBS 충남방송총국 설립 필요성과 추진 방향’을 주제로 각각 발제를 발표했다.

우 박사는 “충남은 전국적으로 지상파방송이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곳이라는 점에서 시청자 주권이 박탈당한 지역”이라고 강조하면서 “지방의회와 지역 국회의원, 시민사회단체, 나아가 타 지자체 등과 연대해 공영방송 정책의 변화를 추진하고, KBS 수신료 인상을 고리로 전국의 시민들과 함께 투쟁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국가기간방송이고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KBS가 단기적인 회계수치에 얽매여서 근본을 잃어버린다면, 그것만큼 크게 잃어버리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조속한 KBS 충남방송총국 설립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