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가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 중단을 요청하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KBS는 6월 21일 헌법재판소에 ‘방송법 시행령 개정 절차 진행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방통위는 16일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방통위는 입법 예고 기간을 10일로 정했다. 통상적인 입법 예고 기간은 40일이지만 긴급 사안의 경우 법제처와 협의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게 방통위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28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이 가능하다.
KBS는 “현재 진행되는 시행령 개정 절차와 개정안 내용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KBS는 “절차적으로 입법 예고 기간을 이례적으로 단축해 입법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법률이 보장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제출 기회를 차단하고 있으며, 내용적으로 국회가 법률로 정한 사항을 특별한 근거 없이 행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제한하려 한다는 점에서 헌법원리에 어긋나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KBS는 “정부의 입법의지가 명확하고, 시행령 개정 절차가 매우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행령 개정 시행은 사실상 확정적인 상황”이라며 “수신료 분리징수를 통해 재원이 대폭 축소될 경우 공영방송인 KBS의 재원 마련에 대한 대안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아 그동안 KBS 수행하던 공적 기능은 상당수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BS는 “공영방송은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하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민주주의의 토대를 마련하고, 국민에게 최소한의 문화생활을 보장하며, 재난방송을 통해 사회적 안전망으로 작동해 왔다”면서 “공영방송의 정상적 기능 수행이 어려워지면 헌법적 권리인 KBS의 방송의 자유, 나아가 국민의 알권리 등에 중대한 침해를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KBS가 신청한 가처분은 본안 결정 전 임시로 내리는 명령으로, 본안 소송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KBS는 조만간 방통위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도 헌법소원을 제기할 계획이다.
KBS 관계자는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통해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의 내용과 절차가 합당한지 묻고자 한다”며 “이와 관련해 우선적으로 시행령 개정 절차 진행을 정지하는 가처분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