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방문진 이사, ‘블랙리스트’ 등 논란의 주인공들도 지원 ...

KBS·방문진 이사, ‘블랙리스트’ 등 논란의 주인공들도 지원
김도인 전 편성제작본부장과 최기화 전 기획본부장 등 ‘언론 장악 부역자’에 이름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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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KBS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 후보자에 대한 공개 검증이 시작된 가운데, ‘아나운서 블랙리스트’ 작성으로 해고된 최대현 전 MBC 아나운서 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이들도 후보자 명단에게 발견됐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KBS와 방문진 이사 후보자 전체를 공개하고 7월 16일 오전 10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이사 후보자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공개된 명단을 살펴보면 KBS 이사 후보자는 총 49명으로, 남성 41명, 여성 8명으로 남성 지원자가 훨씬 많았다. 분야별로는 언론계 31명, 학계 6명, 법조계 4며, 산업계 2명, 시민단체·정치 등 기타 분야에 6명이 지원했다.

특히, KBS 출신의 후보자가 많았다. 이종화 전 KBS 제주총국장과 최용균 전 KBS 경영평가위원 등은 방송기술 직군 출신이며, 김흥수 전 KBS 아나운서 실장, 유애리 전 KBS 아나운서 등 아나운서 출신도 있다.

이밖에도 강갑출 전 YTN FM 대표이사, 김대회 전 KBS 전략기획실장, 김영근 KBS 보도본부 해설위원 등 KBS 기자 출신과 고성균 전 KBS 라디오제작본부장, 고영규 전 KBS 목포방송국 국장, 손재경 TV조선 시청자위원회 부위원장, 서재석 전 KBS 아트비전 대표이사 등 KBS PD 출신의 지원자도 많았다. KBS 출신의 지원자는 전체 49명 중 22명에 이른다.

이 와중에 “문재인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 등 이른바 막말과 극단적 성향의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조우석 현 KBS 이사가 연임에 도전했다. 여권 추천의 김상근 이사장, 강형철 이사, 조용화 이사 등도 연임에 지원했다.

방문진 이사에도 역시 MBC 출신의 후보자들이 많았다. 총 26명의 후보자 중 MBC 출신은 13명에 달했다. MBC 개그 콘테스트를 통해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서승만 극단 상상나눔 대표의 남다른 이력은 다른 후보자 사이에서 돋보였다.

그러나 누구보다 단연 눈에 띈 것은 김장겸·김재철 체제에 함께했던 후보자들이다. 김도인 전 MBC 편성제작본부장과 최기화 전 MBC 기획본부장은 전국언론노조(이하 언론노조)가 공개한 ‘언론 장악 부역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던 이들이다.

김도인 전 편성제작본부장은 진행자인 김미화 씨에게 프로그램 이동을 권유하며 강제 하차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도인 본부장은 2011년 당시 라디오본부 편성기획부장으로, 라디오부장단회의에서 김미화 씨를 교체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히는 등 강제 하차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최기화 전 기획본부장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자사 보도를 비판하는 언론노조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 보고서를 찢어 쓰레기통에 버리고, 민실위 간사와 보도국 기자들의 접촉을 방해하는 등 노조 운영에 부당하게 개입했기 때문이다. 또, 취재를 요구한 기자에게 욕설을 내뱉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한, 지난 5월 해고된 최대현 전 MBC 아나운서도 방문진 이사에 공모했다. MBC는 최 아나운서의 해고 사유를 “아나운서 블랙리스트 작성 및 보고, 시차 근무 유용, 선거 공정성 의무 위반(앵커 멘트에서 특정 정당에 유리한 발언)”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아나운서 블랙리스트는 동료 아나운서를 ‘친사회적’, ‘약강성’, ‘강성’ 등으로 분류한 문건으로, MBC 감사국은 이 문건이 실제로 인사에 반영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