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 이사회가 박장범 현 ‘뉴스9’ 앵커를 제27대 사장으로 임명 제청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의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의 위법 판결이 나오면서 선임 절차의 위법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KBS 내부에서도 기자들의 반대 성명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박 후보자가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된 조직개편안을 원안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와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KBS 방송기술인협회는 10월 30일 성명을 통해 정당성 없는 절차로 선출된 사장 후보자 체제의 위험성과 혼란 초래, 일방적인 조직개편 원안 추진에 우려를 표했다.
KBS 방송기술인협회는 “현재 KBS 사장 선임 절차는 법원 판결로 위법성이 제기된 방통위 2인 체제 임명으로 진행됐다”며 “공영방송을 책임질 자리에 공정성과 절차적 투명성이 결여된다면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지난 설문조사에서 KBS 방송기술인 99%가 반대한 일방적인 조직개편의 원안 추진을 비판했다. KBS 방송기술인협회는 “방송기술인 99%가 이 조직개편을 반대한 것은 효율성 없는 통폐합과 방송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라며 “새롭게 사장으로 내정된 인사는 이번 조직개편을 원안 그대로 추진하되 1년 뒤 문제점이 나타날 경우 수정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는데 이미 예견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조직개편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아집’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승준 KBS 방송기술인협회 회장은 “조직개편이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미래를 위한 방향이 제시돼야 하는데 불합리한 조직 속에서 1년을 감내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방송기술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가려면 디지털 서비스, 뉴미디어, AI 등 혁신 기술을 반영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기존 업무와 기술을 끌어안는 포괄적인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협회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기술본부 및 제작기술센터 팀장 53명이 보직 사퇴한 이야기를 전하며 “방송기술 조직은 TV기술국, 라디오기술국, 보도기술국, 중계기술국 등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각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 통합해서 운영하겠다는, 협의 없는 조직 개편이었기에 (팀장들이) 불합리하다 생각하고 결의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기술 분야 자체가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에 각 분야에서 재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거나 미래 방송을 생각한 조직 개편이었다면 지금처럼 반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제가 20년 넘게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을 하면서 오랫동안 KBS를 지켜봤는데 방송기술 쪽에서 이렇게 사장이 하려는 조직개편에 반기를 든 건 처음 봤다”면서 “(조직개편과 같은 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절차와 합의를 거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BS 방송기술인협회는 “조직 개편에 대한 협회원들의 강한 분노를 엄중히 알린다”면서 “기술적 전문성과 미디어 산업의 미래 가치를 담아내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이 재정립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