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 노사가 상위 직급 축소를 골자로 하는 직급체계 개편에 합의했다. KBS는 KBS 내 과반 노동조합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직급체계 개편에 합의했다고 10월 8일 밝혔다.
KBS는 최근까지 고액 연봉 논란에 휩싸였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KBS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억 원 이상 고액 연봉자는 해마다 증가해 2016년 58.2%, 2017년 60.3%, 2018년 60.8%”라며 KBS의 방만 경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KBS는 “직원 중 1억 원 이상 연봉자는 2018년 연간 급여대장 기준 51.9%로 50%를 약간 넘는 수준이며, 이 비율 또한 감소 추세”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KBS는 “지난해 양승동 사장 취임 이후 감사원 및 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지적해온 KBS내 ‘상위직급 과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직급체계 개편 노사 TF’를 구성해 1년여에 걸쳐 직급체계 개편방안 마련을 추진해왔다”며 이번에 개편된 노사 합의 내용은 이달 중 KBS 이사회의 관련 규정 개정 의결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우선 최상위 직급인 관리직급과 1직급을 폐지하고, 책임과 역할에 따라 직급을 부여하는 ‘변동형 직급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KBS는 “현재 7직급부터 관리직급까지 9단계로 돼 있는 고정형 직급체계를 ‘책임직급’과 ‘실무직급’으로 구분하고, 팀장 이상 보직자들에게 보직 기간에 한정해 ‘책임직급’을 부여함으로써 상위직급을 축소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높은 상위직급의 보수 수준을 억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부장급 이상 보직자들과 무보직 상위직급 직원들의 보수체계도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부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책임자 성과급제’를 도입해, 성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하도록 했다. 또, 과거 보직 경력이 있는 무보직 상위직급 직원들에게도 과도한 임금 혜택이 이뤄지지 않도록 보수 지급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KBS 측은 “이를 통해 성과가 높은 직원들은 적절한 보상을 받고 성과가 낮은 직원들은 임금이 삭감돼 조직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는 직급체계 개편이 마무리되는 대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 및 사내 인재 육성을 위해 ‘전문가 제도’를 새로 시행할 예정이다. 2020년 상반기 중 도입 예정인 ‘전문가 제도’는 프로그램 제작‧보도 등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축적한 우수한 직원들을 전문가로 선발해, 이들이 보직을 맡지 않더라도 전문성을 통해 보상받고, 콘텐츠 경쟁력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제도다.
양승동 KBS 사장은 “이번 직급체계 개편을 통해 KBS는 과다한 상위직급 비율과 인건비를 감축할 수 있게 됐다”며, “조직의 건강성과 경쟁력을 회복해 생존과 미래 성장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여 국가기간방송인 KBS가 국민들로부터 부여 받은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