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KBS방송기술인협회는 ‘감사원 감사, 징계의 대상은 정부와 경영진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감사원의 실무자 문책 요구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감사원의 KBS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KBS는 UHD 송신기 구매에 있어 송신기가 중대한 기능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고도 이에 대한 시정 조치 없이 구매를 진행해 UHD 방송의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따라서, ‘방안을 마련하지 아니한 채 계약업무를 태만히 처리한’ 실무자 3명에게 인사규정에 따라 징계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기술인협회는 이를 반박하며 이번 문제는 단순히 실무자의 업무 태만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부족한 시간 속에 UHD 방송 개시일을 무리하게 맞추다 보니 일어난 이미 예견됐던 사태라고 꼬집었다. 기술인협회는 “무리한 UHD 본방송 정책으로 야기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UHD 정책을 재고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며 이 문제의 진짜 원인은 UHD 정책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한 방송통신위원회와 KBS 경영진이라고 주장했다.
UHD 표준 방식이 지난해 6월에 미국식으로 결정되고 이를 적용한 송출 장비를 개발하고 검증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해 5월까지 송출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으며, 이를 지속해서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고 무리한 일정을 강요받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실무자의 의견을 방통위에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바람직한 업무 환경을 조성했어야 할 KBS 경영진이 단순히 의견서만 전달하는 등 안이하게 대처하면서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인협회는 “감사원이 신기술 도입에 다른 업무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원론적이고 과도한 처분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는 구매계약 시 대금을 납품과 동시에 지급해야 하나 이를 지키지 않는 등 구매계약을 부실·조잡하게 이행했다는 감사 결과를 반박한 것으로, 세계 최초로 UHD 방송을 시행하면서 방송 장비 역시 세계 최초로 제작되기 때문에 품질을 구매계약 체결 이전에 검증할 수 없었던 점 등을 헤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술인협회는 “회사의 사업추진 일정에 따라 세계 최초 지상파 UHD 송출이라는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시간과 열정을 바친 직원들의 명예를 지켜주는 것은 회사의 마땅한 도리”라며 “회사는 감사원의 부족한 이해를 바로잡고, 감사원의 징계처분 요구에 상심하고 있을 해당 기술인이 다시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보호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