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정치권 퇴출부터” ...

KBS·MBC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정치권 퇴출부터”
이사회 과반 정치권 추천? “명백한 퇴행이자 시대착오적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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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정안을 두고 KBS와 MBC 내부 구성원들이 우려를 드러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 새노조)가 3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의 공영방송 거버넌스 개정안은 명백한 퇴행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19일 MBC본부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실천으로 증명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전 의원이 발의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정안은 KBS, MBC, EBS의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 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KBS, MBC, EBS의 이사 구성을 13명으로 늘리고 여야,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미디어 관련 단체, 방송사 노사가 추천하는 인물로 구성하자는 것이다.

KBS와 MBC 노조에서 지적한 것은 이 중 정치권의 추천 비중이다. 개정안은 KBS와 MBC 모두 13명 중 여당 4명, 야당 3명 총 7명을 정치권에서 추천하도록 했다.

KBS 새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 7명의 정치권 이사를 여당 4명, 야당 3명으로 분배해 형평성을 신경 쓰는 척했다. 그러나 공영방송 이사회의 과반을 정치권이 나눠 차지하겠다는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명백한 퇴행이자,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행 방송법 어디에도 정치권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여야 정치권의 KBS 이사 나눠 먹기가 이어져 왔고, 이는 결국 KBS의 독립성 훼손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국민들이 ‘제대로 된 공영방송’을 가질 기회를, 어떤 법률적 근거도 없는 정치권의 권한 오용으로 빼앗겨 온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사 구성 외에도 개정안은 사장 선임에 있어서는 2백 명 이하의 ‘사장후보시청자평가위원회’를 통해 선출토록 했다. 이에 대해 MBC 노조는 “특히 성별, 연령, 지역 등을 반영해 사장평가위원회를 구성토록 하는 부분은 무작위 추첨을 통해 100명 규모의 이른바 ‘국민대리인단’을 선출하자는 이용마 기자의 제안과 가장 가깝다”고 평가했다.

MBC 노조는 “공영방송 사장 선출 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개입을 차단하고 공영방송의 통제권을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 이번 개정안을 환영한다”면서도 “세부적으로 정부나 정치권이 개입할 여지를 남겨둔 것은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사장후보시청자평가위원회의 위원 구성 기준이 불분명하고 사장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70% 이상 반영토록 하한선을 뒀다는 것이다.

이어 MBC 노조는 “무엇보다 걱정과 우려가 앞서는 것은 공영방송의 사장 선출에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완결성 보다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퇴색되고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더딘 움직임”이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KBS 새노조는 “우리가 향후 논의 과정에서 힘을 쏟아야 할 부분은, 정치권 나눠 먹기와 같은 퇴행적 대안이 아니라 다양한 층위의 새롭고 건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하면서 공영방송의 거버넌스 정립에서 가장 주요한 잣대는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MBC 노조는 “촛불혁명 이후 집권한 현 정부와 여당은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며 그럼에도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점을 지적하면서 “비정상화의 정상화는 말이 아닌 실천”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