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국내 사업 접는다

[IT] 야후, 국내 사업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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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의 대명사였던 야후(yahoo)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다. 야후가 한국에 진출한 지 15년 만이다.

야후 코리아는 지난 19일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의 사업이 도전 과제에 직면해 왔다”고 입을 뗀 후 “장기적 성장과 성공을 위한 자원 집중을 위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며 올해 말 한국 비즈니스를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야후 코리아 사이트(kr.yahoo.com)는 올해 말까지만 운영될 예정이며 그 이후에는 야후 미국 사이트(www.yahoo.com)로 자동 연결된다.

1997년 출범한 야후 코리아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포털 업계 1위를 차지하며, 국내 인터넷 검색 시장의 80%를 점유하기도 했었지만 지식 검색 등 신규 서비스를 내세운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포털 업체가 급성장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네이버가 검색 시장 1위에 오른 뒤 다음이 2위 사업자 자리를 굳히고 뒤이어 네이트가 부상하면서 시장이 3자 구도로 재편되자 야후 코리아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졌다.

업계에서는 야후 코리아가 급변하는 국내 시장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자 더 큰 실적 악화를 우려한 본사가 비용 절감 측면에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수익의 한 축을 담당했던 검색 광고 자회사인 ‘오버추어코리아’가 2년 전 네이버에 이어 이번에 다음과 계약 연장을 하지 못한 것도 철수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후 코리아의 일반 직원은 물론이고 간부급까지도 발표 당일까지 야후 측의 ‘한국 지사 사업 철수’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져 인터넷 상에선 이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몇몇 네티즌은 ‘외국계 회사라서 부러워했는데 냉정한 모습에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이 얼마나 당황스럽겠는가’ 등 ‘너무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고, 이에 또 다른 네티즌들은 ‘야후 측에서 6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준다고 했으니 너무한 것은 아니다’ ‘연말까지 시간이 있고 위로금도 주는데 뭐가 너무한 건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보이고 있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야후 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180여 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미래를 생각해 적합한 내부 프로그램을 가동할 생각”이라고 답했지만 업계에서는 차후 진행 상황도 눈여겨봐야 한다며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한편 야후는 한국 사업을 철수한 뒤 일본 내 최대 포털인 야후 재팬을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야후 재팬은 일본 포털 업계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검색 시장을 제외한 모바일 등 신사업 분야에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야후 재팬이 카카오 재팬과 손을 잡은 것이다.

카카오 측은 야후 코리아가 국내 시장 철수를 발표한 지난 19일 “야후 재팬과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 재팬을 합작 회사로 운영한다”고 밝히고 향후 일본 시장에서 ‘카카오톡’을 비롯한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카카오 재팬은 이번 제휴를 통해 야후 재팬과 각각 50%의 지분을 나눠 갖기로 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 재팬과 야후 재팬은 앞으로 스마트폰에 특화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활성화해 모바일 시장 속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