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프로그램 사용료를 두고 인터넷TV(IPTV)와 CJ ENM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와 한국IPTV방송협회는 지난 5월에 이어 6월 2일 다시 한번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CJ ENM의 글로벌 확산 전략인가”라고 따져 물은 뒤 “오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의 오만과 욕심에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IPTV방송협회는 지난 5월 “(CJ ENM이) 콘텐츠 공급 중단을 볼모로 과도한 사용료 인상 요구와 불공정한 거래 행위를 일삼으며 국민의 시청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비상식적 수준의 대가 인상 시도를 중단하고 합리적이고 타당한 수준의 협의에 나설 것 △동일 콘텐츠의 불공정, 불합리한 공급 정책을 철회할 것 △시청자가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방해하지 말 것 등을 요구했다.
이에 CJ ENM은 바로 반박 입장문을 발표했다. CJ ENM은 “시청점유율 상승에 따른 당사 채널의 영향력과 제작비 상승 및 콘텐츠 투자 규모에 걸맞는 요구안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IPTV가 고객들에게 수취한 기본채널수신료 매출과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가운데 16.7%만이 실시간 채널 공급 대가로 전체PP에게 배분되는데 음원이나 웹툰 등 다른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유료방송 플랫폼사가 챙겨가는 몫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어진 강호성 CJ ENM 대표의 발언은 갈등을 증폭시켰다. 강 대표는 5월 31일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수입의 절반 이상을 콘텐츠 공급자에게 제공하고 있고 영세 SO도 상당 부분을 콘텐츠 공급자에게 내놓고 있다”며 “그런데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IPTV는 인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PTV 3사는 “IPTV 3사는 한해 전체 콘텐츠 수급 비용으로 수신료 매출 대비 48%를 지불했다”며 “2019년 자료에 따르면 CJ ENM이 IPTV를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 사업자로부터 지급받은 ‘방송 프로그램 제공 매출액(콘텐츠 프로그램 사용료)’은 2천210억 원으로, 콘텐츠제공업체(PP) 150여 개의 방송 프로그램 제공 매출액 중 3분의 1에 가까운 압도적인 규모”라고 반박했다. 이어 “IPTV 3사가 콘텐츠 수급 비용에 인색하다는 주장은 현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CJ ENM은 우리나라보다 유료방송 이용요금이 9배 이상 비싼 미국 사례를 들어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미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데 국내 미디어 규모를 고려치 않은 이런 방송 수신료 인상 주장은 비용을 국내 이용자에게 전가시키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IPTV 3사는 또 강 대표가 언급한 선공급 후계약 금지 법안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CJ ENM은 과도하고 불합리한 요구를 지양하고, 한정된 유료방송 재원 속에서 IPTV사와 함께 산업 전체 파이를 키우는 방안을 고민해 주기를 바란다”며 “단순히 선공급 후계약을 금지하기보다는 현 유료방송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고려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