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V전환, 송.중계소 방송기술인의 경험이 성공 요인

DTV전환, 송.중계소 방송기술인의 경험이 성공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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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V전환, 송.중계소 방송기술인의 경험이 성공 요인

편집주간/SBS기술팀 부장  박 성 규

2008년에 들어서면서 방송가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면 과거 방송위원회와 정통부가 방송통신위원회(이후 방통위)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방송과 통신의 관리.감독 기관으로 새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정부기관을 통해 먼저 일어났다고 볼 수 있겠다. 기구개편으로 인한 전열을 가다듬느라 조용하던 방통위가 드디어 방송을 향해 6월경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물론 그 이전부터 ‘KBS, YTN 사장 교체’를 비롯하여 ‘신문.방송 겸영 허용’, ’조.중.동의 방송진출 구상’, ‘ 방송가 구조개편’, ‘KBS2, MBC민영화’, ‘대기업 방송진출 허용’ 등 다양한 얘기들이 방송가를 술렁이게 하였지만 방통위가 활동을 개시하면서 하나하나 소문이 사실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 맞는 얘기이다. 사람들은 어디서 듣고 오는지 평소 생각치도 못한 얘기들을 듣고 와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그게 곧 현실로 변한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모두가 지상파방송의 근간을 바꾸고 새롭게 판을 짜는 얘기 뿐이다.
기술부분도 ‘700MHz 방송주파수 회수와 경매를 통한 재분배’, ‘900MHz 라디오 링크주파수 회수 및 주파수 이동’, ‘송신공사 추진’, ‘2012년 MMS를 통한 조.중.동.진입 허용’, ‘MMS를 이용한 방송주파수 플랫폼화 주장’, ‘방송의 제작과 플랫폼 분리’, ‘방송.통신 기본법 발의’를 비롯하여 다양한 내용의 사실과 소문이 혼합되어 나돌고 있다.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하고 ‘디지털전환’을 하기 위해 전력을 가다듬어야 하는 지금, 사실도 있지만 허구의 소문과 함께 수 많은 얘기들이 방송 기술분야에 종사하는 방송엔지니어들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다.
이미 12월 8일 방통위는 Ch52~58(698~740MHz) 대역을 통신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도록 ‘대한민국 주파수 분배표 고시 개정(안)’을 발표 함으로써 방송용주파수의 통신 이용의 문을 열어주는 첫 삽을 떴다. 방통위가 본격 활동을 시작한 7월부터 “DTV채널 재배치 협의회”가 구성되어 DTV전환 주파수에 대한 각계의 대표가 모여 협의를 시작하였지만 방통위는 일방적인 연구와 시뮬레이션 결과를 가지고 DTV방송을 Ch14~51번 안으로 밀어 넣고 있다. 그 중 Ch52~58번(698~740MHz) (총 42MHz)대역을 통신용으로도 사용 허가 함으로써 그 동안 방송중계/통신중계/공공통신/DTV방송용으로 복합 지정되어 있던 Ch61~69번(752~806 MHz) (총 54MHz)대역과 함께 700MHz대역 대부분을 통신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도록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지상파방송은 내어준 700MHz대역에서 4G 이동통신이나 무선 인터넷 기술로 쌍방향의 신무기를 가진 멀티미디어 및 무선 IPTV와 어렵게 경쟁해야 하는 미래에 놓이게 될 수 있다. DTV전환을 위한 주파수도 부족한데 이미 12월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프리미엄 인터넷 망을 이용한 ‘IPTV 방송’ 역시 지상파방송의 새로운 경쟁매체로서 긍정적 부분과 부정적 부분이 교차하고 있어 복잡한 심경인데 앞으로 ‘무선 IPTV’까지 등장하면 지상파방송의 미래는 혼란의 연속일 것은 분명하다.
‘2012년 DTV전환’이라는 명제가 지상파방송의 커다란 숙제로 남아 있다. 이미 ‘스튜디오의 HD화’, ‘중계 시설의 HD화’, ‘내부 시스템의 HD화’, ‘송출과 송신시설의 HD화’, ‘아날로그 송신기 철수’, ‘DTV송신 채널 변경’, ‘송출 안테나 및 케이블 재조정 및 재설치’, ‘DTV 난시청 해소’ 등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어도 아직도 2012년까지 지상파방송이 투자해야 할 비용이 엄청나다. 약 2조원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지금까지 지상파방송은 HD방송을 위해 투자만 있었지 수익으로 되돌아 온 것은 없었다. HD방송을 한다고 하여 시청률이 더 오르고 광고가 더 붙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DTV전환을 하면서 방송사는 투자만 있을 뿐이고, 시청자 역시 DTV수상기를 위한 재투자가 있어야 하는데, 가전사는 DTV전환으로 새로운 수익이 발생함으로 현재 DTV전환의 가장 큰 수혜자는 가전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사업인 DTV전환에 어떠한 참여나 투자 계획이 있는지 분명히 나타나지 않는 다는 점에서 불공평한 게임이 안되도록 정부의 정책과 제도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전 세계가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광고에만 의존하고 있는 지상파방송의 재정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가만히 놔 두어도 휘청거리고 허리띠를 조여야 하는 실정인데 주변의 상황은 지상파방송을 가만히 놔 두지 않고 있다. 이삼일이 멀다 하고 방통융합이니 독과점 해소니 주파수사용 활성화니 언론개방과 투자개방 등을 이유로 방송사의 구조개편과 주파수 회수를 비롯하여 여러가지로 방송사의 자원과 구조를 변화시키는 정부 안이 발표되고 있다.
이제 곧 4년 앞으로 다가선 DTV전환 과연 이대로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간다. 차분히 준비해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일 수 있다. 특히 이제부터 그 동안 송신기와 안테나에 매달려 방송 전파를 지켜 온 RF엔지니어들의 노하우가 필요한 시기이다. 아날로그송신기를 떼어내고, DTV송신기의 채널을 변경하고 안테나 길이를 다시 계산하고 안테나 케이블 길이도 다시 최적화 하는 등 수 많은 작업과 정교한 셋팅이 필요한데 한결같이 경험과 노하우 없이는 힘든 일이다. 만약 ‘방송가의 구조개편’ 혹은 ‘송출공사 재등장’ 등 예상치 못한 정책으로 인해 고지에서 일하는 RF엔지니어들의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축소된다면 2012년 DTV전환의 성공은 보장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파방송의 가장 근본은 방송전파 즉 RF기술이었음을 돌이켜 생각해 볼 시기인 것 같다. 고지에서 고생하시는 방송기술인들에게 2008년 한해를 보내면서 감사의 마음을 보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