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 위기, 예측된 결과일 뿐이고…

DMB 위기, 예측된 결과일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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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B 위기, 예측된 결과일 뿐이고 …

편집주간/SBS기술팀 부장 박 성 규

최근 DMB방송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이미 출발 당시부터 예견되었던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DMB수신기가 약 1600만대가 판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수익은 아주 미미한 것이 문제이다. 작년 한해 DMB광고시장은 총 87억이 전부였다. 수익이 없으면 더 이상 서비스를 지탱해 나갈 수 없게 마련이다. 그 동안 지하철에서도 DMB방송을 보던 것을 앞으로는 못 볼 수도 있다. 현재 지하철 구간의 DMB중계망 유지에 DMB 광고수익의 절반 이상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망 유지는 물론이고 지방의 신규구간 투자는 더더욱 어렵다. 일부 서비스를 접으려는 서비스사업자도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방송의 새로운 평가와 회생의 방법을 찾지 않는 한 미래는 어둡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모바일방송의 효용성과 중요성마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는 휴대폰과 자동차 네비게이션이 없으면 생활하기 어려운 시대이므로 모바일방송 역시 휴대와 이동에 필요한 디지털문화의 큰 혜택이다. DMB 수신기 판매의 꾸준한 증가는 모바일 방송의 효용성을 잘 말해준다. 그럼 그렇게 생활에 필요한 모바일방송이 어째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는지 근본부터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앞에서 DMB방송의 위기는 이미 예견되었다고 했는데 그럴만한 이유를 말해보고자 한다. 먼저 DMB방송은 송출을 위해 DTV방송과 별개의 송신기와 중계기 및 갭필러망을 깔아야 하는데 거기에 문제가 있다. 즉 DTV 송신기 투자와 DMB 송신기 투자가 별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이중투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아날로그방송과 DTV방송의 중복방송 유지에도 어려움이 많은데, 모바일을 위해 지하와 지상에 끊김 없는 모바일방송 중계망을 깔아 나가자니 방송사의 투자가 커지기만 하는데 원인이 있다.

그렇다고 하여 별도의 광고수익이 있는 시장도 아닌 것 같다. 모바일방송이 생활에 필요는 하지만 시청시간이 불규칙적이면서 짧고, 이동 중 사용이 많으므로 이용자는 편안히 광고까지 볼 겨를이 없기 때문에 광고효과 산출에도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다. 광고가 나오면 다른 채널로 돌리거나, 그렇지 않다면 그냥 오디오만 들으며 운전을 하거나 이동하는데 신경을 쓰다가 뉴스나 드라마 등 보고자 하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그때서야 눈길을 주게 된다. 아울러 시청시간과 시청률 및 광고효과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어려운 것도 광고주가 꺼리는 큰 이유다.

한편으로는 DMB방송 서비스사업자가 너무 많은데 그 원인이 있다. 6MHz TV채널 하나에 1.5MHz 앙상블사업자 3개가 들어가고, 또 다시 앙상블사업자 하나에 컨소시엄으로 4개~5개 정도 서비스사업자가 들어간다. 현재는 6MHz 2개 채널에 총 6개의 앙상블사업자가 있고 또다시 여러 서비스 사업자와 콘소시엄을 맺고 있다. 서비스사업자는 많고 광고가 별로 없기 때문에 광고시장은 당연히 나눠 가질게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앙상블사업자도 필요한 비트레이트를 충분히 상업적으로 활용을 못하고,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서비스사업자도 수익성 없는 서비스를 유지하기에 급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동수신 송.중계망은 앞으로도 더 거미줄같이 늘려야 하는데 앙상블사업자나 서비스사업자 모두 작은 비트레이트를 위해 누가 신바람 나서 투자할 것인가, 그것이 관건인 것이다.

DVB-H나 MediaFLO를 비롯하여 위성DMB 등 다양한 모바일방송 기술이 존재하고 세계 각국에서 서비스가 시도되고 있지만 유료서비스로 운용되고 있는 모바일방송은 모두 실패하거나 확산이 어려운 실정이다. 다행히 국내기술로 개발된 DMB는 무료방송이어서 수신기 확산에는 성공하였지만 사업에는 실패한 것 같다. 그러나 일본의 ISDB-T와 같이 DTV송출신호에 모바일방송 신호를 포함하고 있는 One-Seg 모바일방송은 후발주자이지만 최근 수신기 보급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성공의 길을 달리고 있다. One-Seg 성공요인은 DTV수신개선을 위해 송신기와 중계기를 많이 까는 것에 있다. 그러다보니 모바일방송망 역시 저절로 좋아지는 것이다. 즉 DTV신호 안에 모바일방송 신호가 함께 있으므로 별도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유지와 확산이 가능한 것이 One-Seg의 가장 큰 장점이다.

결국 모바일방송은 유료서비스로는 앞에 열거한 사례처럼 실패할 확률이 높으며, 무료서비스일지라도 별도의 송신망을 깔아야 하는 방식은 상업성이 어렵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모바일방송은 DTV방송의 부가서비스로써 별도의 망이 필요 없는 방식이 가장 옳을 듯 하다. 중국은 이러한 원인을 잘 간파하고 복합적이면서 독자적인 CMMB방식의 모바일방송망을 새로운 차원에서 보급해 나가고 있음을 선발 주자인 우리가 오히려 눈 여겨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방송시장에 계속 새로운 매체를 탄생시키고 방송사업자를 늘리는 것만이 방송산업을 발전시키고 일자리 창출을 늘릴 수 있다는 정부의 시책은 잘못 되었다. 보다시피 위성DMB와 지상파DMB 경우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잘 나타나 있다. 방송이란 기술의 본질인 전송방식의 신중한 선택과 서비스의 본질인 고품질과 시청자 배려가 미래를 좌우한다는 점을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