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압도적 그래픽으로 BBC도 주목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방송의 승자는 MBC였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4월 10일 개표방송 중 MBC ‘선택 2024’ 3부는 시청률 11.7%를 기록하며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을 포함해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MBC의 개표방송 2부와 1부 역시 각각 11.4%, 8.2%의 시청률로 타 방송사 개표방송보다 높았다. 이어 KBS와 SBS가 각각 7.7%‧6.2%의 시청률을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대세’ 김대호 아나운서와 MBC 간판으로 ‘역대급 케미’를 선보인 이재은 앵커, 조현용 기자의 안정적인 진행이 돋보인 MBC ‘선택 2024’는 초대형 초고화질 큐브형 LED로 구성된 무대를 통해 약 100종에 달하는 선거 포맷과 각종 선거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거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시청자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큐브형 LED 무대를 통해 보여준 ‘착시 영상’과 ‘XR 영상’은 시청자에게 특별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했다.
여기에 유시민 작가,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 대변인,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 등으로 구성된 역대급 토론 패널들이 출연한 ‘총선데스크’는 깊이 있고 날카로운 선거 상황 분석과 살아 있는 정치 현장 이야기 등을 전달하며 선거 방송의 깊이를 더했다는 평이다.
또한 MBC ‘선택 2024’는 본격적인 개표 상황이 진행되면서 ‘여론M’, ‘데이터M’, ‘터치M’ 등을 통해 각종 여론 조사 결과와 함께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청자에게 선거 상황을 쉽고도 깊이 있게 분석 전달하며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KBS는 지난 2020년 국회의원 선거부터 KBS 개표방송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24m 대형 직각 미디어월인 ‘듀얼 K월’을 통해 지역별 다양한 대결 구도를 시원한 그래픽과 함께 전달했다. 또한 AR존에서는 김진웅, 홍주연 아나운서가 고려거란전쟁의 주인공들을 앞세운 시원한 인포그래픽을 전달했으며, K-아레나인 XR존에서는 이재성, 남현종 아나운서가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 외에도 외부 패널로서 전진영 국회 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과 송길영 빅데이터 전문가 겸 작가,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오후 4시부터 토크를 이어갔고, 그 뒤를 이어 박형준 부산광역시장과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개표 초반 이번 총선 민심과 관련해 현역 자치단체장으로서 지역에서 전해들은 소회를 나눴다. 또한 본격적인 출구조사 발표 이후에는 박성민 정치컨설턴트와 김성완 시사평론가가 나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도 가졌다.
앞서 영국 BBC는 10일 ‘이것은 K-드라마인가? 아니다. 한국 선거의 밤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내 선거 개표방송이 드라마처럼 흥미롭다고 보도했다. BBC는 “오늘 밤 한국에서 TV를 켜는 사람은 누구나 국회의원 후보가 멜로드라마에 출연한 모습, 할리우드 유명 장면처럼 기차에서 싸우는 장면, 혹은 랩 배틀을 벌이는 장면과 같은 흥미진진한 시청을 선택할 수 있다”며 “방송사들은 대중문화, AI 그리고 화려한 그래픽을 활용해 시각적이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BBC는 특히 SBS의 개표방송을 주목하며 SBS가 지난 2003년 처음 방영돼 큰 인기를 끈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패러디한 장면과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을 모방한 장면을 개표방송에서 내보낼 예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길을 열다’라는 슬로건으로 개표방송을 준비한 SBS는 움직이는 LED 스튜디오를 통해 슬로건을 시각화했다. SBS는 “오늘 국민의 선택이, 우리 사회의 내일을 결정하는 새로운 길을 연다는 선거의 의미에 포커스를 맞췄다”면서 ‘움직이는 LED 메인 세트’가 길이 열리는 순간을 스튜디오에 형상화했다고 밝혔다.
‘AI 세대 선거방송’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SBS는 SBS 미디어기술연구소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인물 검색 기술’을 활용, 주요 정당 대표들의 숨겨진 옛 영상들을 공개하는 ‘AI 그때 그 사람들’을 콘텐츠로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SBS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평검사 시절 모습,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로 일할 때 영상 등 기존 검색 방식으론 찾아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흥미로운 장면들이 선거방송에 재미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BBC도 주목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열차 액션’을 떠올리게 하는 블록버스터 바이폰 ‘국회행: 자리 쟁탈전’, 레전드 드라마 ‘천국의 계단’ 등을 통해 한층 더 다채로운 바이폰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