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U 서울 총회, 17일 폐회

ABU 서울 총회, 17일 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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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아시아ㆍ태평양 방송연맹(이하 ABU, Asia-Pacific Broadcasting Union) 서울 총회가 700MHz 주파수 대역의 방송 분야 할당을 결의한 ‘ABU 서울 선언문’을 채택하며 지난 17일 폐회했다.

KBS가 주관한 ABU 서울 총회는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변화와 혁신을 넘어(Beyond the Wave)’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60여개 국 223개 회원사뿐만 아니라 유럽방송연맹(EBU), 아프리카방송연맹(AUB), 아랍방송연맹(ASBU)과 구글 등 글로벌 미디어 기업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특히 지난 16일부터 진행된 본회의에서는 디지털 시대 다양한 정보와 혜택을 더 널리 공유하기 위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방송사의 실천방안을 다지는 ‘서울 선언’이 채택됐는데, 여기에 ‘디지털 전환 이후 발생하는 700MHz 주파수 대역 등 새로운 주파수 대역을 오로지 공익을 위해 방송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어 눈길을 끈다.

700MHz 대역 주파수는 방송의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위해 사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파인시티 인허가 비리로 구속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시절, 해당 주파수를 통신 분야에 할당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의 구속 이후에도 방통위의 주파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 방통위는 세계전파통신회의(이하 WRC, World Radiocommunication Conference)와 관련해서도 ‘마치 모든 국가들이 700MHz 주파수 대역을 통신 분야에 할당한 것처럼’ 날조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지금까지도 통신사의 이익을 공개적으로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ABU 서울 선언’이 채택된 것이다. ABU 회원사들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주파수 정책기관과 정부가 (디지털 전환 이후) 새롭게 도입되는 주파수 대역의 배정에 있어서 방송 산업의 주파수 필요성과 타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지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것처럼 700MHz 주파수 대역이 디지털 전환 이후 난시청 지역 해소와 차세대 방송 전환을 위해 필수 주파수임을 ABU 회원사들이 다시 한 번 각인시킨 것이다.

ABU 측은 “정부의 주파수 정책은 단기적인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익을 위해 결정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서울 선언’을 채택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앞으로 ‘신규 주파수 배정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놓고 회원사들 간 협력을 더 긴밀히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주파수 관련 정책 변화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총회 기간에 런던올림픽 중계권 혜택을 받은 북한 조선방송위원회(이하 KRT)가 공식적으로 ABU에 서신을 발송해 방송 중계를 시청할 수 있게 된 데에 감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돼 ABU가 남북화합의 기틀과 스포츠 문화 교류의 국제적인 장으로서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김인규 ABU 회장은 “북한 KRT 측이 감사 서한을 보낸 것은 북한 주민들이 올림픽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한 ABU 노력에 고마움을 표한 것”이라며 앞으로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 협력의 기회가 있을 때에도 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회장은 이어 “더 많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회원사들이 저렴한 중계권료로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향후 국제스포츠경기의 중계권 대행과 중계방송 콘텐츠 제공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이번 서울 총회가 방송 분야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면서 이명박 대통령도 참석해 회원사들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고 “아시아만의 창의성과 상상력으로 지구촌 문화와 가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데 기여해달라”고 당부하며 대회의 위상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