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현 정부 들어서면서 최대의 키워드는 ‘창조 경제’였다. 그래서 미래부 제2 차관도 창조경제를 혁파했던 분이 임명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창조 경제’의 실체가 모호하고 성과가 잘 나오지 않게 되자 ‘참조 경제’로 바뀌었다고들 말한다. 사실 창조경제는 뉴 비즈니스의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업종이나 업태를 시행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면 그것이 바로 창조라고 본다. 물론 다르다고 해서 다 성공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주관적으로 살펴 본 바로는, Startup(창업)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는 소비자에게 ‘유익’, ‘감동’ 이나 ‘몰입’을 줄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유익’ : ‘S** USB’란 제품은 기존 전기 콘센트에 USB Port를 통해 충전을 할 수 있게끔 USB Port를 하나 더 달았다. 별도로 USB 충전기를 연결하지 않아도 바로 벽 전원에서 휴대폰 등의 충전이 가능하다. 이 아이디어 하나로 Funding 목표치의 10배를 달성하였다. 쇼핑몰에 가서 쇼핑하는 것은 시간이 든다. 게다가 식품의 경우 인터넷쇼핑을 하고 배달 받기 위해서는 식품의 신선도를 고려하여 집에 가 있어야 한다. 이에, Curb**는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고 승용차로 퇴근하면서 바로 쇼핑한 물건을 Pick-up 하는 사업을 제안하였다. 이 역시 어렵지 않게 Funding 목표액을 달성하였다. L모 전자는 일반인에게 아이디어를 공모하였고, 채택되어 제품화 되면 매출액의 4%를 준다고 하였다. 첫 번 사례로 ‘패션 안전 이어폰’이 선정되었다. 길에 가면서 음악을 들을 때 외부소리와 음악소리의 비율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게 하여 안전도를 높일 수 있다. 이동 시 거추장스러운 셀카봉을 팔에 찰 수 있는 팔찌로 만든 아이템은 편리하기 그지없다.
‘감동’ : Y업체는 H모 기저귀로 유명하다. 이 Y사가 Moment CAM이란 것을 만들었다. 육아는 힘들다. 그러나 엄마의 시각에 더하여 아기의 시각에서 서로서로의 동영상을 찍어준다면? 엄마와 아기가 각각 하나씩 CCD 장착된 소형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고 2개의 영상을 동시에 재생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동기화 된 영상을 보는 엄마의 얼굴은 감동 그 자체이다. 육아의 어려움이 한 순간 씻기는 경험을 한다. 시판 제품은 아니지만 기업 이미지 홍보용으로는 대박이었다. 충북 제천의 여고생들이 동절기를 춥게 보내는 어르신들을 지원하고자 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텐트 전문업체가 만든 실내보온텐트는 Crowd Funding으로 자금도 모으고 제품 자체도 성공한 케이스이다. 요즘은 전혀 춥지 않은 아이들한테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비콘 기반으로 미아방지를 위한 Smart Band는 저렴하게 감동을 선물하는 제품이다. 수도꼭지 같이 틀면 벌꿀이 바로 나오는 벌집을 고안한 호주의 양봉업자는 편리함과 그 이상의 감동을 준다. 3D 프린터로 정교하게 만든 벌집으로 양봉업자와 꿀벌이 더 이상 싸울 일이 없어졌다. 상생으로 따지면 노벨 평화상 감이다.
‘몰입’ : L 코믹스는 기존 포털 기반의 웹툰이 조회수 증대를 위해 자극적으로 흐르는 데 비하여, 만화 자체의 감동을 되살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나 드로잉 자체에 비중을 두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만화 구독료(?)에도 불구하고 충성심이 뛰어난 독자를 많이 확보하였고 첫 해부터 흑자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웹툰 작가에게 지급하여 좋은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피규어 제작사인 S사는 3D Printer를 이용하여 전세계에 하나 뿐인 게임 피규어를 제작 판매하고 있다. 고객 맞춤형 피규어로 중독성이 있다는 평가이다. 요즘 전세계 웬만한 호텔 체인보다 가치가 크게 평가되는 숙박공유 서비스인 A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람은 해당 서비스를 다시 이용하는 빈도수가 매우 높다.
이상으로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Startup이 추구해야 할 3대 가치를 알아보았다. 소개되지 않은 Startup의 성공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방송기술 부문에도 다른 서비스와 융합하면 얼마든지 ‘유익’, ‘감동’ 및 ‘몰입’을 줄 수 있는 아이템들이 있을 것이다. 각자의 안전은 각자가 챙겨야 하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나라에 살면서, 방송기술 엔지니어도 각자도생 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은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IT에 더 친근한 방송기술 엔지니어에게는 기회가 더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Netflix 류의 성공사례는 국내 방송기술 엔지니어에게 큰 울림을 준다. 콘텐츠 산업과는 별개로 방송산업이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아마존의 CEO인 Jeff Bezos의 조언을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맺고자 한다.
“저는 종종 ‘10년 후에는 뭐가 바뀔 것 같습니까?’ 와 같은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10년 후에도 바뀌지 않을게 뭡니까?’ 라는 질문은 안 하더군요. 제 생각엔 이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짤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속한 리테일 비지니스에서는 항상 소비자들이 낮은 가격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죠. 이건 1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겁니다. 또, 소비자들은 빠른 배송을 원하고, 물건을 고를 때 다양한 선택의 폭을 원하죠. 10년 후에 소비자가 저에게 와서 ‘전 아마존을 좋아하지만, 물건값 좀 올려 받으면 좋겠네요’ 라고 말하는 건 상상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배송 좀 천천히 해주세요’ 라는 말도 나올 리가 없죠. 그래서 우리는 이런 일들을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합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뭔지를 안다면, 거기에는 큰 투자와 노력을 해도 좋은 것이죠”
아마존이 드론을 이용하는 등 빠른 배송 방법을 연구하거나 적용하는 것은 맞지만, 별로 싸지는 않은 것 같다. ‘유익’, ‘감동’ 및 ‘몰입’은 10년 2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가치라고 감히 생각한다. 누가 알겠는가? ‘아마존’보다 더 좋은 ‘아마 더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지. 선택은 우리들의 몫이다.
에필로그> 역시 ‘벌꿀’과 ‘꿀벌’은 헛갈리는 단어다. 그 부분만 몇 번이고 고쳐 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