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강민정) 초고화질(UHD) TV 실험방송이 진행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UHD 방송을 위한 장비는 외국산이 대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디지털 영상을 압축해 주는 기기인 인코더의 국산화에 성공해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Full HD 방송보다 4배 더 선명한 4K-UHD 영상을 초당 60P(프레임) 속도로 실시간 압축해 주는 고효율 비디오 코딩(HEVC) 인코더 개발을 완료했다고 최근 밝혔다.
현재 UHD 방송의 경우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에서 실험방송 되고 있지만 인코더를 비롯한 대부분의 장비는 외국산이다. 인코더의 경우 아직은 안정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실시간 생방송 보다는 주로 녹화 방송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ETRI는 신호입력부터 송출까지 모든 부분을 실험방송 규격에 맞춰 인코더를 동작시켜본 결과, 48시간 이상 안정적인 고화질 UHD 방송이 가능함을 자체 검증 완료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UHD 방송용 인코더가 자체 개발한 고속영상 압축 기술, 병렬분산 처리 기술 등을 구현해 화질이 떨어지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실시간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ETRI는 또한 이 인코더가 소프트웨어(SW)로 구현돼 있어 하드웨어(HW) 기반 장비보다 유지·보수가 쉽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HEVC는 지난해 제정된 영상 압축 국제표준으로, 기존 디지털 방송용 영상 압축 표준인 엠펙(MPEG)-2보다 데이터량을 약 네 배 줄일 수 있다. 또 IPTV 방송 등에서 사용되는 H.264/AVC보다는 약 두 배의 압축률을 제공할 수 있어 차세대 방송 서비스인 UHD 방송 서비스는 물론 기존 멀티미디어 서비스에서의 데이터 전송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HEVC 표준에는 ETRI가 학계와 공동으로 개발한 특허 기술이 상당수 포함돼 있으며, 인코더 개발과는 별도로 HEVC 특허풀 진입을 통해 향후 로열티 수입창출을 추진 중이다. ETRI는 이 기술을 통해 국내외 특허 66건, 국내외 논문 29건, 기술이전 5건을 확보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UHD 방송은 물론 주문형 비디오(VoD), 영상 회의, 영상 감시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국내 중소 장비 개발 업체에 추가 기술 이전 및 지원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연구진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하드웨어에서도 실시간 UHD 영상 압축이 가능토록 경량화 및 추가 고속화 기술을 추후 개발키로 했다. 또 UHD 화질을 더욱 개선해 더 낮은 데이터량으로도 차별화된 고화질 영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한다는 방침이다.
최진수 ETRI 실감방송미디어연구부장은 “ETRI의 기술은 우수한 압축 성능과 화질을 필요로 하는 차세대 실감 미디어 기술에 적합하다”면서 “향후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 시장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방송 기술개발 사업인 ‘초고품질 콘텐츠 지원 UHD 실감방송/디지털시네마/사이니지 융합서비스 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