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최진홍) 5월부터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구글 크롬캐스트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지상파가 구글 크롬캐스트에 입점한 CJ 헬로비전과 SK플래닛의 콘텐츠 제공을 정식으로 문제삼자 유료방송 업계가 발끈하는 분위기다. 현재 월드컵 중계와 관련해 기본 CPS 지급 외 추가적인 금액을 주장하는 지상파의 문제제기와 유사한 문제다. 결국은 ‘금액’이다.
최근 지상파는 CJ 헬로비전과 SK플래닛에 VOD 형태로 구글 크롬캐스트에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중지하라고 요청했다. 현재 구글 크롬캐스트에는 CJ 헬로비전과 SK플래닛의 N-스크린 서비스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지상파-유료방송 계약에는 CJ 헬로비전과 SK플래닛의 자사 N-스크린 서비스에 대해서만 명시되어 있다. 정리하자면, 지상파는 유료방송이 구글 크롬캐스트에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하는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양측의 입장은 구글 크롬캐스트의 성격에서 갈린다. 지상파는 구글 크롬캐스트가 일종의 플랫폼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2차로 가공되어 서비스되는 지상파 콘테츠는 당연히 추가적인 과금 대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은 구글 크롬캐스트 자체를 플랫폼이 아닌 부가 디바이스의 성격으로 이해한다. N-스크린의 확장성의 끝에 구글 크롬캐스트가 있기 때문에 단지 서비스의 외연적 확대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상파와 유료방송의 주장은 양쪽 모두 일리가 있다는 것에 중론이 쏠린다. 지상파의 경우 자신들의 콘텐츠를 유료방송의 N-스크린 서비스에만 활용하도록 계약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콘텐츠 서비스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유료방송은 구글 크롬캐스트에 자신들의 N-스크린 서비스를 통한 지상파 콘텐츠 제공이 별도의 금액적 협의없이 추진되는 상황인 만큼, 보편적 미디어 플랫폼의 원칙에 입각해 지상파가 양보해야 한다는 반론을 펼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구글 크롬캐스트가 플랫폼이 아닌 부가 디바이스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하지만 최근 월드컵 중계권 관계로 촉발된 CPS 논란과 8VSB 채널을 둘러싼 유료방송의 이중잣대에서 알 수 있듯이, 유료방송 N-스크린을 통해 구글 크롬캐스트에 서비스되는 지상파 콘텐츠도 추후 ‘잘못된 관행’으로 굳어질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구글 크롬캐스트가 ‘케이블 컷팅’과 같은 극단적인 시청환경 변이를 촉발시키고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만큼, 향후 해당 서비스를 부가 디바이스로 인정하고 지상파 콘텐츠의 재가공을 용인한다면 앞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에 있어 지상파는 속절없이 ‘콘텐츠만 제공하는 처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 결론은 구글 크롬캐스트가 플랫폼이냐, 부가 디바이스냐는 원론적인 문제에 함몰되어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 발전하는 기술을 따라잡는 심도있는 논의를 거친 후 확장된 결론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