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4 – 웨어러블 전성시대

MWC 2014 – [1] 웨어러블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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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4가 ‘IT와 가전제품의 화학적 결합’이라는 전제로 정의된다면, MWC 2014는 ‘모바일과 IT가 웨어러블로 수렴되는 라이프 스타일’로 명명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MWC 2014에서는 글로벌 제조사들의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단연 화제로 부상하고 있다. 유아용부터 성인용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도 넓다.

삼성전자는 자체 OS인 타이젠을 장착한 스마트 워치를 선보였다. 타이젠을 둘러싼 위기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웨어러블의 이름을 탑재한 신병기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번에 등장한 스마트 워치는 ‘기어2’와 ‘기어2네오’다. ‘갤럭시 기어’의 후속작이며 다양한 스트랩 교체가 가능한 동적인 디자인에 배터리 성능을 강화한(최대 3일 연속가능)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 기어 시리즈

또 심박체크까지 가능한 헬스케어 기능 강화도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헬스케어 기능에 더욱 집중한 기기는 ‘기어 핏’이다. ‘기어 핏’은 시계라기보다는 팔찌에 가까운 곡면 디스플레이로서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IT 기기의 대표작으로 내세운 제품이다. 가격은 미정이지만 제품 사양이 예상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에 실제 가격은 시장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 기어 핏

일각에서는 모바일 부분과 더불어 ‘혁신’이 없는 삼성전자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내일을 노크하세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등장한 LG전자의 웨어러블 제품도 상당한 수준이다. 비록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 ‘G시리즈’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노크 앤 크리에이트(Knock and Create)’, 프리미엄 UX를 탑재한 ‘G2 미니’와 ‘L시리즈Ⅲ’를 즐길 수 있는 ‘노크 앤 플레이(Knock and Play)’, 다양한 기기 간의 연결 편의성을 보여주는 ‘노크 앤 커넥트(Knock and Connect)’ 등 스마트 기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웨어러블 헬스 케어 기기 ‘라이프밴드 터치(Lifeband Touch)’, 이와 연동 가능한 ‘심박동 이어폰(Heart Rate Earphone)’, 블루투스 헤드셋 ‘LG 톤 플러스’(HBS-800) 등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 심박동 이어폰

 

   
▲ 톤 플러스

소니도 ‘스마트 밴드’를 통해 웨어러블 IT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마트 밴드’는 스마트폰 앱 ‘라이프로그’와 짝을 이뤄 이용자의 소셜네트워크와 연동한 기록형 웨어러블의 전형이다. 오는 6월 브라질 월드컵 공식 스마트폰 악세서리로 선정되었으며 다양한 알림 메시지와 자기 관리, 개인 비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 스마트 밴드

중국의 화웨이도 ‘토크밴드’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손목에 차면 ‘기어 핏’처럼 웨어러블 스마트 헬스기기가 되며 귀에 꽂으면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하는 이어폰으로 변신하는 제품이다. 특히 화웨이는 LG유플러스와 함께 세계 최초 3밴드 주파수 묶음 기술을 앞세워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토크밴드’도 화웨이의 야심찬 계획에 포함되어 있는 웨어러블 IT 기기의 정수로 여겨지고 있다.

   
▲ 토크밴드

이 외에도 국내 중소기업관에서는 애완용 강아지의 목줄에 장착하는 웨어러블 기기인 ‘펫비트’를 비롯해 유아용 수면시간 및 활동량을 측정하는 전용 웨어러블 기기인 ‘아이모’도 눈길을 끌었다.

당초 웨어러블 시장은 삼성전자의 강세가 점쳐지던 분야다. 그러나 막상 MWC 2014를 통해 뚜껑이 열리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현지에서 만난 다양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웨어러블 시장은 아직 자리를 완전히 잡지 못한 태블릿 시장과 마찬가지로 당분간 춘추전국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갤럭시S5’를 통해 혁신보다는 안정을 추구한 삼성전자의 모토가 고스란히 웨어러블 시장에서 이어질 것이 확실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해당 시장의 주도권 전쟁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약진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은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버와 전통의 강자 화웨이, 그리고 지티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특히 이들이 국내 기업들 전시장 바로 옆에 대대적인 전시관을 만들어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미국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치열한 각축전에서 빠져 사태를 관망하는 자세를 취한 상황에서 중국의 공세는 향후 웨어러블을 통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하게 만든다.(2부로 이어집니다)

(본 기사는 MWC 2014 현지에서 취재하는 공동취재풀단의 자료를 공유했으며, 본지가 기본적인 수정 후 탈고한 기사입니다. 무단 전제 및 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