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이 새로운 MBC 사장으로 임명됐다. 2월 21일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후보 면접을 실시한 직후 이사회 투표를 통해 안광한 사장을 신임 사장 내정자로 임명했다. 마지막까지 후보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안광한 신임 사장과 더불어 이진숙 MBC 워싱턴 지사장, 최명길 MBC 부국장이었다. 안 내정자는 이날 정기 이사회 투표에서 나머지 두 후보를 일찌감치 제치고 사장 선임 요건인 재적 이사수 9명의 과반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개표 과정에서 안 내정자가 과반수인 다섯 표를 우선 획득하는 바람에 개표가 끝까지 진행되지도 않았다.
 |
||
안광한 내정자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MBC에 입사해 MBC 편성국 편성기획부 부장, 편성국 국장 및 편성본부장을 지냈으며 2012년 총파업 당시에는 사장 직무 대행 등을 역임했다. 이후 김재철 전 사장이 물러나자 사장에 공모했으나 김종국 전 사장의 발탁으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랬던 안 내정자가 기어이 사장직을 거머쥔 것이다. 안 내정자는 현 정권의 실세이자 MBC 사장 선임에 막후권력을 휘둘렀다고 평가받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같은 PK(부산경남)라인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하지만 안 내정자가 김재철 전 사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며 2012년 총파업 당시 징계의 칼날을 휘둘렀던 점은 향후 사장직 수행에 엄청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안 사장은 2011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래 인사위원장 자격으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조합원에 대한 해고를 비롯해 징계, 인사발령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당시 파업의 원인이 노조가 아닌 사측에 있다고 판결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징계를 남발한 안 내정자의 사장직 수행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MBC 정상화 측면에서도 안 내정자는 약점이 많다. 편성본부장 시절 경영진 사전시사로 제작 자율성을 위축시켰고, <후플러스>를 폐지하면서 시사보도 프로그램 탄압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언론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안 내정자의 사장 선임 소식이 알려지자 즉시 성명을 내고 “방문진은 반목과 대결을 택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안 내정자의 사장 선임을 보면) 박근혜 정권은 도통 말이 통하지 않는 정권임을 또다시 스스로 보여준 것이다”고 비판하며 “(안 내정자는) MBC의 공정성을 망가뜨린 인물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방문진이) 안광한을 선택한 진의가 무엇인가. 편파보도로 또 다시 장기간 파업을 유도하고 MBC를 국민에게 영영 멀어지게 할 작정인가”라며 “방문진의 이번 작태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왜 필요한지 더욱 분명해졌다.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청와대와 방문진에 있다는 것을 거듭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 내정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곧 다가올 상암동 시대를 MBC 제2의 창사의 계기로 삼아서 MBC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동시에 임무혁 방문진 사무처장은 안 내정자의 선임에 대해 "이날 면접에서 방송 공정성 확보와 해직 언론인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고 안 내정자를 비롯한 후보들이 모두 성실하게 답변했다"며 “모든 조건을 고려해서 안 내정자를 새로운 사장으로 임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 내정자는 향후 열리게 되는 MBC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신임 사장 임기는 2017년 주주총회 이전까지 3년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