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JTBC의 제25회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로 촉발된 보편적 시청권 문제와 관련해 “(보편적 시청권은) 공적 과제로 중계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나 경제적 이익만으로 논의하면 안 된다”며 “공통으로 달성해야 하는 과제이고, 사업자들은 공정과 연대 토대 속에서 경쟁 관계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김 위원장은 3월 3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고, 기자간담회에 앞서 오전에는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와 관련해 박장범 KBS 사장, 안형준 MBC 사장, 방문신 SBS 사장 등 지상파 3사 사장단과 전진배 JTBC 사장을 만났다.
하지만 이날 대화에서도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파 관계자는 “월드컵 중계권 협상과 관련된 진전은 없었다”면서 실무 협상은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6 월드컵 이후 올림픽, 월드컵 중계권과 관련 KBS, MBC, SBS, JTBC 외 방송사 등이 참여하는 ‘코리아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중계권 사태를 촉발한 JTBC에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상파 방송사 사장단, JTBC 사장과 만남을 가지고 왔다”며 “오늘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을 수 없지만 의미 있는 중요한 토대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월드컵 중계만 놓고 논의하는 게 아니고 2032년까지 JTBC가 가진 중계권 전체를 공동 중계 방식으로 갈 수 있는 논의를 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비관적인 상황에서 희망의 씨앗을 가진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지상파 3사와 JTBC의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사실상 결렬 수순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앞서 JTBC 측은 “경기장 중계석과 국제방송센터(IBC) 신청 기한이 지난 상태”라며 “3월 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송출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양측이 생각하는 금액대가 달라 협상의 폭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월드컵 중계권을 약 1억 2,500만 달러(약 1,900억 원)에 확보한 JTBC는 지상파 3사에 재판매 금액으로 약 250억 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상파 3사는 100억 원대 초반 수준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는데 월드컵에 대한 흥행 기대치 자체도 낮아지고 있다. 홍명보호는 3월 28일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 0-4 대패를 당한 데 이어 4월 1일 오스트리아와의 두 번째 일정에서도 0-1로 졌다. 월드컵 본선 전 마지막 FIFA 주간 A매치 기간에 무득점 2연패라는 기대 이하의 결과를 맞이해 본선의 미래도 어둡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상파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도 빼놓을 수 없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성명을 통해 “‘코리아풀’은 국내 방송사 간의 과열 경쟁을 막고 중계권료의 비정상적인 폭등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일종의 필수 안전장치였는데 JTBC는 이러한 공적 질서를 뿌리째 뒤흔들었다”며 “JTBC가 중계 경험과 역량 부족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자본의 논리로만 밀어붙여 독점 계약을 강행한 결과는 결국 ‘금메달 실종’ 중계라는 최악의 사태로 귀결됐고, 패럴림픽은 아예 중계권조차 확보하지 않으며 장애인 스포츠의 공익적 가치를 철저히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공영방송이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질타는 아프게 받아들이지만 이는 JTBC의 중계권 졸속 협상과 허언으로 예상된 결과이지 그 원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중계권료를 천정부지로 올려놓고 심지어 패럴림픽은 구입조차 하지 않은 이번 JTBC의 졸속 협상에 대한 냉정하고 엄중한 평가가 선행되지 않는 한, 정치권과 방미통위의 일회성 압박에 떠밀린 월드컵 중계 협상은 결코 있을 수 없다”며 “JTBC의 들러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