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025년 을사년(乙巳年)도 어느덧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25년은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선언 이에 따른 탄핵소추로 혼돈에 싸여 있던 대한민국은 올해 6월 이재명 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상화의 단추를 끼우기 시작했다. 방송계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방송 3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방송통신위원회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 등 변화를 위한 기초를 다지는 시기였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도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2025년 방송계 주요 이슈들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의 일들을 월별로 정리하며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1월

– 김의철 전 KBS 사장, 해임 취소 판결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1월 16일 김의철 전 KBS 사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 2023년 9월 12일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영 악화 △직원들의 퇴진 요구로 인한 리더십 상실 △불공정 편향 방송으로 인한 대국민 신뢰 추락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직무유기 및 무대책 일관 △고용 안정 관련 노사합의 시 사전에 이사회 보고 않은 점 등의 이유로 김 사장의 해임안을 의결했다.
김 전 사장은 1심 판결 후 입장문을 통해 “저의 해임은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 KBS의 정치적 독립을 전면적으로 훼손하는 행위이자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 그 자체였다”며 “언론들이 ‘권력에 대한 견제‧감시‧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에 비판적인 사람들을 ‘주권 침탈 세력’이니 ‘반국가 세력’이니 하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비상계엄을 선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최상목, 수신료 통합징수법 거부권 행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수신료 통합징수를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김 직무대행은 1월 20일 “방송법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징수 방식을 법률로 상향한 것이나 이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고 분리고지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제도가 변경된다면 이미 분리고지 중인 1,480여만 가구에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며 수신료 통합징수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KBS는 김 직무대행의 거부권 행사 직후 입장문을 통해 “수신료 통합징수가 시행되더라도 현장의 혼란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분리징수에 따른 시청자 불편과 혼란이 해소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EBS 역시 “수신료 통합징수의 방송법 개정안이 즉시 공포되지 못해 안타깝다”며 “EBS는 국회로 넘어간 방송법 개정안이 재의결 단계에서 원안대로 처리되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 이진숙 방통위원장 귀환…헌재, 방통위원장 탄핵소추 기각
헌법재판소는 1월 23일 오전 10시 대심판정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재판관 8인 중 김형두‧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기각 의견을, 문형배‧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인용 의견을 냈다. 동수로 의견이 엇갈렸지만 탄핵을 인용하려면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탄핵소추는 기각됐다.
기각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방통위 5인 위원이 모두 심의‧의결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기는 하나 2인 간에도 의견 교환이 가능하고, 재적위원 2인으로만 개최되는 회의에서 다수결의 원리가 작동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헌법상 탄핵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인용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2인의 위원만 재적한 상태에서는 방통위가 독임제 기관처럼 운영될 위험이 있다”며 “이는 방통위를 합의제 기관으로 설치한 입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위원장이 복귀하면 방통위는 다시 2인 체제가 된다. 현재 방통위는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 13조에 따르면 ‘위원회의 회의는 2인 이상의 위원의 요구가 있을 때에 위원장이 소집한다,’,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1인 체제에서는 심의 및 의결을 할 수 없다.
2월
–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故 오요안나 보도 충격”…공정 조사 주문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의혹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공정하게 조사해 진실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2월 4일 “설 연휴 기간 오요안나의 안타까운 죽음이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공영방송 MBC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됐다는 것만으로도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기상캐스터를 포함한 프리랜서들의 노동 환경 전반을 점검해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 딥시크 금지령에 이어 국내 서비스 잠정 중단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만든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에 대한 전 세계 충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정보 수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기밀 정보를 취급하는 외교부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가 딥시크 접속 제한에 나서는 등 우리 정부도 딥시크 경계령을 내렸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유럽, 대만, 일본 등에서도 딥시크 이용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AI 모델과 가장 큰 차이는 딥시크에서는 키보드 입력 패턴 및 리듬 등도 자동 수집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속도나 압력 같은 정보도 수집한다는 것인데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이는 일종의 고유 정보로 사람마다 다 달라 반복적으로 학습하면 신원 확인까지도 가능하다.
또 다른 논란은 중국 당국이 원하면 언제든지 이런 민감한 정보를 둘여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딥시크는 중국 내 서버에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는데 중국 데이터보안법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원할 경우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월 17일 딥시크 애플리케이션의 국내 서비스가 15일 오후 6시부터 잠정 중단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앱마켓에서 신규 다운로드를 중단시킨 것으로, 기존 앱 이용자나 인터넷에서 딥시크를 이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기존 앱 이용자 및 인터넷 이용자를 대상으로 신중한 이용을 당부했다.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2025년 정기 대의원대회 개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2월 20일 오후 6시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 10층 회의실에서 대의원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의원대회는 비대면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이날 열린 대의원대회는 대의원 정수 77명 중 40명(현장 및 줌 21명, 위임 19명)이 참석해 △제29-1대 회계연도 결산 승인 건 △제29-2대 사업계획 및 예산(안) 승인 건 △회칙 및 규정 변경 승인 건 등을 의결했다. 방송기술인연합회 대의원대회 의사 정족수는 전체 대의원의 1/4 이상(위임 미포함)이며, 의결정족수는 참석 대의원 과반수(위임 포함)로 한다.
– 이훈기 의원, 지상파 UHD 정책 관련 방송기술인 목소리 들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상파 UHD 방송 정책 등 방송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2월 26일 오후 4시 30분 방송기술인연합회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이 의원과 김승준 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 조충남 방송기술인연합회 부회장, 박계호 방송기술인연합회 사무처장, 전성호 방송기술인연합회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3월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신동호 EBS 사장 임명 원천 무효” 주장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3월 26일 성명을 통해 신동호 EBS 사장 임명의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방송기술인연합회는 “EBS 사장을 위법적 2인 체제에서 임명하고, 그것도 모자라 부적합하다는 평이 끊이지 않는 인물을 기어코 그 자리에 앉힌 것을 보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방통위 2인 체제의 위법성 논란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함께 근무했던 신동호 EBS 이사를 신임 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공영방송 장악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방송기술교육원, ‘2025년 정기총회’ 3월 27일 개최
방송기술교육원은 3월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10층 방송기술교육원 교육장에서 2025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기총회는 김경섭 방송기술교육원 교육실장의 성원 보고와 조충남 방송기술교육원 원장 및 이사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했다. 이어 장재훈 방송기술교육원 감사의 감사 보고서 발표 후 △2024 회계연도 결산 승인 건 △2025년 사업계획 및 예산 승인 건을 안건으로 상정했고, 이사진들은 별다른 이의 없이 해당 안건을 의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