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방송통신위원회 회의 의사정족수를 3인으로 하는 내용을 담은 일명 방통위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하며 최 권한대행을 향해 “방통위 정상화에 협조하라”고 요구했고,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방통위 정상화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방통위 5인 체제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3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방통위법 개정안은 내용상 위헌성이 상당하고,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방통위의 안정적 기능 수행을 어렵게 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국회에 재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2월 27일 본회의에서 재석 245명 중 167표 찬성, 78표 반대로 방통위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날 국민의힘 등 여당 의원들은 반대의 뜻을 표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 주도로 해당 개정안은 통과됐다.
방통위법 개정안 △방통위 회의는 3인 이상 위원이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함 △국회가 추천한 방통위원은 추천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임명하도록 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회의의 서면 의결 대상에 마약류 정보, 도박 또는 사행성 정보 등을 추가함 △방심위 회의록을 규칙에 따라 작성‧보존하고 공개회의는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중계하고 공개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방통위는 방송‧통신 정책과 국민 보호에 필요한 일상적인 행정 업무를 수행한다”며 “개정안과 같이 개의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국회의 위원 추천 없이는 회의를 개회조차 할 수 없게 돼 방통위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방송 사업자 허가, 위법 행위 처분, 재난 지역 수신료 면제 등 위원회의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돼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과 기업에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권한대행은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의 의사정족수를 전체 위원의 과반수 등 엄격하게 법에 명시한 전례 또한 없다”며 “엄격한 개의 요건은 헌법이 정부에 부여한 행정권 중 방송‧통신 관련 기능을 국회 몫 위원 추천 여부에 따라 정지시킬 수 있어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 위반 소지가 크다”고도 말했다.
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최 권한대행에게 “대체 어디까지 윤석열을 따라가려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윤 대변인은 “최 권한대행은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사실상 방통위 2인 체제를 정상이라고 주장한 셈”이라며 “이는 2인 방통위 체제가 ‘입법 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법원의 판결을 부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정안을 내놓은 국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와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벌써 아홉 번째 거부권 행사”라며 “민주당은 방통위 정상화는 물론 내란 정부의 거부권에 막힌 민생, 현안 입법을 통과시켜 대한민국을 반드시 정상궤도로 돌려놓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과전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방통위 정상화를 위해선 5인 체제 복원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방통위 의사정족수를 3인으로 엄격하게 규정하는 것은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상식적인 기능 수행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권익위원회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다른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에서도 의사정족수를 두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방통위법 개정안처럼 의사정족수를 3인으로 규정하게 되면 위원 추천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행정권이 중대하게 침해되고 권력분립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