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인사청문회…여야, 방통위 2인 체제 놓고 책임 전가

이진숙 인사청문회…여야, 방통위 2인 체제 놓고 책임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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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7월 24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여야는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를 놓고 책임을 전가하는 등 시작부터 공방을 이어갔다. 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을 지적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고, 야당의 공세에 이 후보자는 날선 반응을 보이며 답변을 거부했다. 국민의힘은 MBC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이 후보자를 방어하는데 힘을 보탰다.

이 후보자는 1987년 MBC 기사로 입사해 홍보국 국장, 대변인, 기획조정본부 본부장, 국제부 워싱턴지사장, 보도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대전MBC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방송기자로 시작해 한 방송사 수장을 거치며 30년 넘게 방송 분야에 헌신해왔다”며 “오랜 기간 방송인으로 일하면서 방송 미디어 산업의 변화와 발전을 몸소 느껴왔고 방송 보도와 제작 경영 등 방송 전 분야에 걸쳐 그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쌓아왔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날 방송 통신 산업은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국내 미디어 산업은 글로벌 사업자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성장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과 미디어 전반에 공공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는데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 방통위에 부여된 책무를 최선을 다해 성실히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진숙 “MBC, 언론노조가 주도적 세력 되면서 정치성 강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MBC를 도마에 올렸다. 박 의원은 “MBC가 상당히 국민의 사랑을 받는 매체였는데, (지금은) 여러 가지 국민적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후보자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후보자는 “뉴스데스크에 광고를 하고 싶어서 막후 로비를 하고, 드라마 왕국‧예능 왕국으로 불리던 때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언론노조가 주도적인 세력이 되면서 정치성이 굉장히 강화됐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에서 두 명의 방통위원을 추가로 추천해야 하는데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2인 방통위 체제의 책임을 야당으로 돌렸다.

박 의원의 발언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여러 위원님들께서 자꾸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민주당이 추천한 방통위원을 단 한 명도 임명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최 위원장은 “제가 당사자”라며 “제 경우 2021년 3월 30일 방통위원으로 내정됐는데 국회에서 의결한 이후 7개월 7일 동안 법제처 자격심사를 핑계로 임명을 안 했는데 법제처는 아직까지 판단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홍익표 전 민주당 원내대표와 그 이후 원내대표에게 확인했는데, 야당이 추천한 방통위원 관련해 이후 공식적으로 대통령실에서 요청해 온 바가 없었다”며 “지금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할 권한도 없는 사람들이 추천해라 하는 것은 그냥 말 뿐인 점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김홍일 방통위원장이 온 뒤 탄핵을 한 사유 중 핵심적인 게 2인 체제에 대한 것 아니냐”고 의물을 표한 뒤 “그 뒤에 얼마든지 야당에서 추천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천을 안 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인데 (위원장께서는) 그것을 과거의 논리로 연장해서 말하는 것 아니냐. 이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 못 하실 수 있어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지상파 등 레거시 미디어 규제 너무 많아”
이날 청문회에서는 지상파와 OTT 등 미디어 정책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상파 UHD 정책과 OTT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 지원 방향에 대해 질의한 뒤 후보자가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방통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산적한데 솔직히 지금 후보자는 서류 탈락감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진 사퇴 의향을 물었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는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대한 규제가 없음을 지적하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빗댔다. 박 의원은 또한 “변화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로, 방통위의 역할에 따라 미디어 산업의 명운이 갈릴 시기”라면서 “후보자는 길어야 몇 개월짜리 위원장으로 정치적 편향성과 그릇된 언론관을 가지고 있는 후보자가 임명된다면 방통위는 지난 2년간의 직무유기를 이어가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상파 방송사 등 레거시 미디어와 OTT 간 규제 불평등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지상파 등 레거시 미디어에 가해지는 규제를 없애는 방향과 OTT에 규제를 부과하는 방식이 있는데 어떤 방향을 선호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가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할 것 같다”고 답하자 “저는 레거시 미디어에 가해진 규제가 너무 많다고 본다”며 “소신이 있으시다면 이런 부분을 철폐하는데 진행해달라”고 말했다.